임성빈 한국항공우주연구원팀장<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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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강국들은 더 좋은 지구관측 능력을 보유하기 위해 경쟁 중이다. 정찰 등 국가안보를 위한 전략적 필요성 뿐 아니라 상업적 활용, 인류의 안전보장에도 필수적이기 때문이다.세계시장의 민간 상업용 위성 중에는 해상도 41㎝급의 미국 GeoEye-I나 해상도 46㎝급의 World View II, 프랑스 Pleiades(해상도 50㎝급) 위성이 손꼽힌다. 정찰위성 중에는 해상도 20㎝ 이하도 운용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정밀한 지구관측을 위한 인공위성은 주로 지구 저궤도에 위치한다. 가까이 있어야 세밀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넓은 시야로 관측이 필요한 기상관측 위성 등은 정지궤도에서 임무를 수행한다.저궤도 관측위성에 적용되는 관측 방식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광선 대역을 촬영하는 방식이다. 광학카메라를 통해 실제와 가장 유사한 색상의 선명한 영상을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하지만 구름이 낀 흐린 날씨나 밤에는 관측이 어렵다.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자파를 이용한 영상레이더가 사용된다. 공기 중에서 전자파 손실이 가장 적은 특정 주파수 대역의 전자파를 이용해 영상을 얻는다. 광학카메라와는 달리 주야간이나 기상상황에 관계없이 영상을 얻을 수 있다. 광학카메라와 유사하지만 가시광선 대신 물체에서 방출하는 복사열을 감지하는 적외선 센서도 활용된다. 우리나라는 지난 3월26일 55㎝급 광학탑재체에 적외선센서를 탑재한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3A호를 발사했다. 이로서 아리랑 2호, 3호, 3A호를 통한 고해상도 광학 관측 및 적외선 관측, 아리랑 5호를 통한 레이더 관측이 가능해 졌다. 정밀 저궤도 지구관측 방식의 3박자를 모두 갖춘 것이다. 그동안 국가적으로 인공위성을 통한 지구관측 능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온 결과다. 우리나라 위성의 관측능력은 빠르게 발전했다. 1999년 발사된 아리랑 1호는 6.6m급 해상도를 가졌고 2006년 발사된 아리랑 2호는 1m급 해상도로 발전했다. 7년 만에 해상도가 약 40배 수직 상승했다. 2012년 발사된 아리랑 3호(70㎝급)에 이르러서는 드디어 1m급 이하 고해상도 위성 보유국이 됐다. 아리랑 3A호는 세계적으로 가장 좋은 경쟁력을 갖고 있는 상업용 위성과 견주어 손색이 없는 성능을 보인다. 이보다 좋은 해상도를 가진 민간 위성은 손에 꼽을 정도다. 아리랑 3A호의 발사로 위성 정보의 활용 가치도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동일한 지역을 각기 다른 특성의 탑재체로 촬영한 뒤 분석하면 하나의 카메라로만 찍은 위성영상으로는 알 수 없었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위성정보 활용 능력의 제고는 물론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도 한층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양화된 고품질 위성영상을 통해 국내 공공 수요를 충족하는 것은 물론 전천후 지구관측 능력을 활용해 긴급한 대응이 필요한 국제적 재난재해지역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국가 수요 영상의 수입대체나 국내외 영상 판매 등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도 기대된다. 전문 조사기관에 따르면 세계 지구관측 위성영상 규모는 2013년을 기준으로 약 14.93억달러에 이르렀으며, 앞으로 5년 이내에 25.6억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리랑 3A호는 우리나라의 위성개발 기술과 지구관측 능력의 수준을 보여주었다. 아리랑 1호와 2호는 외국의 힘을 빌려 개발할 수밖에 없었지만 본격적인 1m 이하급 해상도 시대를 연 아리랑 3호부터는 국내에서 설계와 조립, 시험과 평가를 모두 진행할 정도로 성장했다. 앞으로 국가적 투자와 지원을 통해 확보한 기술과 노하우가 국부로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국가 공공 위성인 아리랑 3A호의 본체 개발을 민간 업체가 주도하도록 해 위성 기술이 산업 저변으로 확대되도록 한 것도 이런 이유다. 아리랑 3A호를 통해 확인한 우리나라 위성 기술이 세계로 뻗어나갈 그날을 기대해 본다. 임성빈 한국항공우주연구원팀장<ⓒ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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