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0~0.25%인 기존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하는 한편 그동안 사용해온 '인내심'이라는 표현을 발표문에서 삭제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착수하기에 앞서 '인내심을 발휘'하겠다던 종전 입장을 거둬들인 것이다. 다만 다음 달 FOMC 정례회의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결정을 내리게 될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그 다음 정례회의는 6월로 예정돼 있다. 간단히 말해 6월부터는 언제든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그 시점이 언제인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예상이 6월부터 내년 초까지에 걸쳐 다양하다. 연준이 이번에 곁들여 발표한 미국 경제지표 전망치도 방향이 엇갈린다.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6~3.0%에서 2.3~2.7%로, 올해 개인소비지출 기준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1.0∼1.6%에서 0.6∼0.8%로 각각 낮춰진 것은 일러야 올가을 이후에나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하리라고 예상하게 한다. 반면 올해 실업률 전망치가 5.2~5.3%에서 5.0~5.2%로 낮춰진 것은 그보다 일찍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게 한다. 그러나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개시 시점보다 그 뒤의 인상 속도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전문가가 많다. 중기적 관점에서 정상적인 연준 기준금리 수준은 3% 중후반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데, 연준이 얼마나 빨리 그 수준까지 기준금리를 올려갈 것인지에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 속도가 빠르면 세계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경제의 기초가 허약하거나 금융시장이 성숙하지 못한 나라일수록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우리나라는 신흥국 중에선 상대적으로 내성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된다. 그렇다고 안심할 처지는 아니다. 무엇보다 급증하는 가계부채 부담이 큰 걱정거리다. 다른 신흥국들을 거쳐 경제위기가 전염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빠를 경우에는 한은도 그에 맞추어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지 않을 수 없다. 구조적으로 취약한 내수기반을 서둘러 확충하지 않으면 앞으로의 금리상승기에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경제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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