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최태원표 모델'이 사회적 기업 육성의 롤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사회적 기업을 '평생의 과업(課業)'으로 밝혀왔으며 사재를 털어 기업과 인재양성에 투자하는 등 사회적 기업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사회적 기업이란 저소득자ㆍ고령자ㆍ장애인ㆍ장기실업자 같은 취약자들을 고용해 기업 활동을 한 다음 여기서 번 수익금 대부분을 다시 사회에 환원하는 방식의 기업을 말한다.최 회장은 부친인 고(故) 최종현 회장의 영향을 받아 일찌감치 사회적 기업에 관심을 가져왔다. 수감 전에는 사회적 기업을 SK의 사회책임(CSR) 활동과 결합하는데 공을 들였다. SK에 500억원 규모의 사회적 기업 육성자금을 조성한 뒤 총 16개의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운영해왔다. 방과 후 학교인 '행복한 학교', 소모성자재 납품업체 '행복나래' 등이 SK가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들이다. '최태원표' 사회적 기업 육성 모델은 지난해 10월 옥중에서 출간한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 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는 빈곤ㆍ고용ㆍ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처럼 혁신을 바탕으로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사회적 기업이 효과적이라고 역설한다. 특히 사회적 기업의 자립기반을 강조했다. 사회적 기업 스스로 재무적 성과를 낼 수 있어야 더 많은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사회적 가치가 제대로 평가되는 기준을 만들고 이와 비례해 인센티브를 주자는 제안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그는 물론 인센티브가 전부는 아니라고 전제하며 "공익성과 지속가능성이 상충되는 딜레마에 빠진 사회적 기업들에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만큼 금전적 인센티브를 준다면 더 많은 투자자와 기업이 사회적 기업에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수감 중 받은 2013년치 보수는 사회적 기업가 양성에 쾌척했다. 그는 100억원 상당의 사재를 털어 KAIST 사회적 기업가센터에 '사회적 기업 창업지원 기금'을 출연했다. KAIST는 최 회장의 기부금을 시드머니로 활용해 'KAIST 청년창업투자지주'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최근에는 청년 사회적 기업가를 발굴, 5개 사회적 기업에 자금을 지원했다. 설립 4개월 만의 첫 자금 수혈이다.지원 대상자는 앞으로도 더 늘어날 계획이다. KAIST 청년창투는 앞으로도 사회적 기업을 상시적으로 발굴하고 지원하기로 했다. 최 회장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KAIST 사회적 기업가 경영학석사(MBA) 과정도 이어나간다. 현재 3기 신입생을 받아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SK 차원의 지원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SK 관계자는 "(사회적 기업 창업지원 기금)은 사업모델의 우수성과 사회적 가치 창출 정도에 따라 투자될 수 있도록 투자 규모를 제한하지 않고 있다"며 "혁신적인 청년 사회적 기업가를 양성한다는 취지에 맞게 투자금의 절반 이상은 청년기업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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