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운명의 그 순간] 18. 안성우 채널브리즈 대표게임개발·회계사 다양한 경험이 밑천직방 초창기 직원들과 4시간씩 원룸 사진 찍으며 돌아다녀허위매물 적발 삼진아웃제 등 신뢰 높이기 전략중개업소 회원사 5000여곳…부동산 앱 시장 열다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방을 구하러 부동산에 가면 갔던 집을 또 보여줘서 시간을 낭비하기 일쑤였죠. 방을 알아보기 전에도 볼 수 있는 정보를 만들기 위해 출발한 것이 직방입니다."'직방'은 부동산 앱 시대를 연 스타트업이다. 직방은 안성우 채널브리즈 대표(37ㆍ사진)가 10여년 전 방을 구하면서 느낀 불편함에서 시작됐다. 이제는 직장인과 대학생들 사이에서 방을 구할 때 없어서는 안 될 앱의 하나로 자리잡았다.안 대표는 "지금까지 부동산 정보서비스는 매매 중심, 투자 정보 위주였고 신뢰도가 낮은 경우가 많았다"며 "오피스텔과 원룸을 중심으로 구체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모아보자는 취지에서 사업을 시작했다"고 운을 뗐다.한때 천체물리학자를 꿈꿨던 안 대표는 병역특례로 마리텔레콤 개발팀에서 근무하면서 정보통신(IT) 업종에 첫 발을 내디뎠다. 마리텔레콤은 최초로 온라인 게임을 만든 회사였지만 투자를 받고 회사가 무너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IT 사업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다. 과도한 투자를 받거나 무리한 사업 확장을 벌이지 않는 것도 이때 배웠다.이후 엔씨소프트 개발팀에서 근무하면서 창업과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됐다. 창업을 결심한 후로는 회계사 자격증을 따 회계법인에서 근무하고, 벤처캐피털 투자심사역을 맡는 등 다양한 경험을 했다. 안 대표의 다양한 이력 가운데서도 공통 분모는 모두 IT다.
직방을 서비스하는 채널브리즈의 안성우 대표
지금의 직방 서비스가 만들어지기까지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서비스 초기에는 직방 직원들이 빈 방을 직접 찾아 사진을 찍어 올리고, 입주자와 함께 중개업소를 찾아가 계약하는 시스템이었다. 안 대표도 직원들처럼 하루에 4시간씩 원룸 사진을 찍으러 다녔다. 안 대표는 이때를 두번째 결정적 순간으로 꼽는다.안 대표는 "그때 그런 경험이 없었다면 지금의 시스템이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부동산중개의 중요성을 인식해서 업계와 공생모델로 갈 수 있도록 개선했다"고 말했다.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직방은 '허위매물과의 전쟁'을 하고 있다. 이달 초 클린회원제를 도입해 3개월간 경고를 받지 않은 중개업소는 '클린회원'으로 분류해 매물을 우선 노출한다. 손님이 사진을 보고 찾아간 방이 이미 계약된 경우 '헛걸음 보상금'을 지급하는 식이다. 그는 자기자신을 '비합리적ㆍ비효율적인 것은 못 견디는 성격'이라고 했다. 직방 역시 시장이 가진 비합리성을 해결하는 과정의 일부라고 했다. 직방은 허위매물이나 정보부족 등 정보의 비대칭성이 팽배한 부동산정보 시장에 새로운 이슈를 제기했다. 허위매물 삼진아웃제부터 클린회원 제도를 도입하기까지 중심에는 '신뢰'가 있다.안 대표는 "소비자를 위한 선택을 해야 업계가 발전하고 과거를 답습하면 기존 서비스와 차별화할 수 없다"면서도 "어떠한 룰을 세우고 나서 바꿔야하는 상황이 오면 새로운 룰을 만들고 피해가려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직방은 현재 5000개의 중개업소를 회원사로 두고 있다. 지하철 역을 중심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용자 입장에서 좀더 편리하게 찾을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중이다. 장기적으로는 1인가구를 위한 주거서비스로 확장하기 위해 타사업 진출도 고민하고 있다.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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