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취생, 삼수생 등 포함하면 50만명 육박 추산정부 올해 '청년고용' 최우선 과제로…대책 원점 재점검[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31살 넘어서도 취업 못하면 더 이상 길이 없다고 해서 '삼일절'이라는 말이 있어요. 올해도 취업 못할까봐 걱정입니다." 지난해 2월 지방대학교 인문계열 학과를 졸업한 구모씨(29)는 만 서른을 앞둔 '취업 재수생'이다. 기업 공채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신 그는 "대체 어디까지 눈높이를 낮춰야 하는 거냐"며 "대졸백수가 이렇게 넘치는 데 고졸채용 확대 등으로 구직난 해소하겠다는 정부의 말에도 화가 난다"고 울분을 토로했다.매년 4년제 일반대학교를 졸업한 청년의 12∼13% 상당이 이른바 '취업 재수'를 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이들 취업 재수생의 22%는 졸업 후 2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여전히 직장을 찾지 못하는 등 청년 구직난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올해 청년고용 태스크포스를 구성, 대졸 청년층을 중심으로 일자리 대책을 원점에서 재점검하기로 했다.
9일 한국노동연구원의 '청년층 노동시장의 주요특징과 정책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대학 졸업자(4년제 일반대학 기준)를 대상으로 1년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취업 상황 등을 파악한 결과 27만200명 가운데 3만4700명(12.9%)이 취업 재수생으로 나타났다. 앞서 2008년 대학 졸업자를 대상으로 한 2009년 말 조사에서도 전체(27만5600명)의 12%(3만3100명)가 취업 재수생으로 집계됐었다. 2년제 등 전문대학 졸업생과 돌취생(취업 후 다시 채용시장에 돌아온 취업준비생), 취업 삼수생, 사수생 등을 합하면 전체 규모는 5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스펙 쌓기 경쟁이 심화되며 대학교 재학 중 취업준비 기간도 늘어나는 추세다. 2010년 4년제 일반대학을 졸업한 취업자 10명 중 3∼4명은 취업준비를 목적으로 재학 중 휴학을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졸 청년층의 입학에서 졸업까지 재학기간(또는 등록기간)은 평균 10.1~10.2학기로 파악됐다. 고용부 관계자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로 인해 대기업 정규직과 중소기업 비정규직 간 격차가 심하다보니, 대기업 정규직 취업을 위한 취업재수, 휴학, 졸업유예 등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분위기를 전했다.정부는 청년 일자리 대책을 원점에서 재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오전 부처 정책점검회의에서 "올해 청년고용에 정책역량을 집중해달라"며 "청년고용 TF를 통해 그간 발표된 청년대책을 빠짐없이 챙기고, 인문계열 대졸 미취업자에 대한 대책을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인문계열 대졸자의 경우 '인문계 졸업생 중 90%는 논다'는 의미로 '인구론'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취업난이 심각하다. 그는 지난 5일 대학교육협의회 간담회 등에서도 "올해 전 부처의 청년고용 관련 예산이 1조4000억원에 달하고 지난 10여년 간 스무 번도 넘는 청년고용 대책을 발표했지만 성과도 불명확하고 청년의 체감도도 낮다"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한편 지난해를 기준으로 한 15∼29세 청년고용률은 41.9%, '고용률 70% 로드맵' 상 2017년 목표는 47.7%다. 1월 통계청의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청년층 체감실업률(고용보조지표3)은 21.8%, 체감실업자는 107만1000명으로 파악됐다. 같은 달 청년층의 공식 실업률(9.2%)과 실업자(39만5000명)의 2∼3배 수준이다.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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