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깜짝' 금리인하는 경제 심각성 반영…본격적 돈풀기 재현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위안화 가치가 2012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중국이 글로벌 통화전쟁에 본격적으로 합류하면서 위안화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해졌다. 전문가들은 경제의 심각성에 조급해진 중국 정부가 성장 촉진을 위해 돈을 푸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며 조만간 기준금리 및 은행 지급준비율(지준율) 추가 인하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진단한다.◆금리인하로 시장 '깜짝'=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일(현지시간) 부터 0.25%포인트 인하한 기준금리를 적용해 위안화 대출 및 예금 기준금리를 각각 연 5.35%, 2.5%로 조정했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이번 금리인하가 예상치 못한 결정이었다는 반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중국이 지난해 11월 첫 금리인하를 결정한 이후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조성됐었지만, 이렇게 빨리 유동성 추가 확대 조치를 취할지는 시장이 예상치 못했던 부분이라고 전했다. 인민은행은 4개월 전 금리인하에 이어 지난달 33개월만에 은행 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더군다나 춘제(설) 연휴(2월 18~24일)가 끝나 공공기관·기업들이 정상 업무에 복귀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가 개막(3일)을 앞두고 있어 추가 금리인하 결정은 다소 빨랐다는 반응이다. 중국 선인완궈(申銀萬國)증권의 리후이용(李慧勇) 이코노미스트는 "춘제 연휴가 끝나자마자 금리인하를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라면서 "중국이 통화정책 완화 궤도에 진입했다는 것을 공식화 한 셈"이라고 풀이했다.◆中, '뉴노멀' 강조했어도 경제 심각성 인식=인민은행의 예상 보다 빠른 유동성 확대 움직임은 중국 경제의 심각성을 반영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이 중간 정도 속도의 성장이 핵심인 '뉴 노멀(新常態ㆍ신창타이)'을 강조해왔지만 현재의 중국 경제 상황은 성장 둔화와 디스인플레이션, 자본이탈이 뒤범벅돼 있다.경제성장률은 지난해 7.4%에서 올해 7% 전후로 낮아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성장 삼두마차(수출·투자·소비)의 하나인 수출의 근간이 되는 제조업이 연초 부터 위축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1일 발표한 2월 공식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9다. 지난 1월 2012년 9월 이후 처음으로 확장·위축 기준선인 50 밑으로 떨어진 이후 2개월 연속 기준점을 넘어서지 못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약 20%의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시장은 관련 규제를 완화해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성장 둔화와 함께 덮친 디스인플레이션 공포도 상당하다. 중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0.8%를 기록해 2009년 11월 이후 5년여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 생산자물가지수(PPI)는 35개월 연속 마이너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중국 경제에 대한 실망감은 투자자들의 자본 이탈로 연결되고 있다. 이에따라 중국 내부적으로는 경제성장 촉진을 위해 좀 더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추가 부양책과 환율 변화에 주목=이제 시장의 초점은 본격적 돈풀기에 나선 중국이 얼마나 빨리 성장 촉진을 위한 추가 대책을 쏟아낼지에 맞춰져 있다. 중국 광예(光業)은행의 루정웨이(魯政委) 수석 경제학자는 "위안화 평가절하가 이뤄지지 않으면 금리인하 효과는 크지 않다"며 "이번 금리인하 이후 지준율 추가 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HSBC은행도 이코노미스트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시장 불안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중국은 인플레이션 부담이 없기 때문에 남은 2~4분기 동안 추가 금리인하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때마침 일본,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이 디플레이션 위험을 낮추기 위해 적극적인 통화정책 완화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금리인하 대열 합류는 위안화 추가 약세를 유도할 수 있다.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27일 상하이(上海) 외환시장에서 달러ㆍ위안 환율은 6.2699위안에 거래됐다. 위안화 가치는 2012년 10월 이후 가장 낮아졌다.한편 일각에서는 2009년 4조위안의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적극적인 통화정책 완화로 신용 증가 부작용에 시달린 중국이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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