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수익감소 우려에 '출연료 경감' 당근 제시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26일 정부가 가계대출 구조개선 프로그램 세부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주축인 은행권 반응은 시큰둥하다.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내주고 대신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주택저당증권(MBS)을 사들여야 하기 때문이다.가계대출 구조개선 프로그램의 핵심은 향후 금리 인상기에 대비해 변동금리ㆍ일시상환 방식으로 된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ㆍ분할상환 대출로 바꿔 가계부채의 질을 높인다는 데 있다.변동금리로 돈을 빌렸거나 원금상환 없이 이자만 내는 대출을 보유한사람은 중도상환수수료 부과 없이 주택금융공사(주금공)의 고정금리ㆍ분할상환(비거치식)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했다.정부는 올해 주금공의 고정금리 갈아타기 대출상품(안심전환대출) 판매 목표액을 20조원으로 잡았다.이번 전환대출 프로세스를 참여자별로 짚어 보면 대출자는 주택담보대출을 상환하고 안심전환대출을 얻는다. 주금공은 안심전환대출을 사들이고 MBS를 발행한다. 은행권은 주택담보대출이 사라지고 MBS를 사들인다. 요약하자면, 대출자는 안심전환대출을, 주금공은 MBS 발행 금액을, 은행권은 MBS를 얻는다.은행권의 입이 나온 건 MBS보다 주택담보대출의 금리가 높기 때문이다. 은행권 일반 주택담보대출은 금리가 3∼4% 수준이고, MBS는 지난해 기준으로 3%대 초반이다. 금리 차이 만큼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모습이다. 시중은행 한 임원은 "MBS는 운용 수단으로 볼 때 수익성이 떨어지는 자산이어서 은행의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금융당국은 안심전환대출 취급 실적에 따라 은행권의 주택보증기금 출연료를 감면해 주기로 했다. 정부는 은행권의 출연료 감면 규모를 2000억원 가량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올해 전환대출 판매 목표액(20조원)의 1%포인트에 해당한다. 은행권이 주택담보대출-MBS 간 금리 차에서 입는 손실을 출연료 감면으로 메워주는 셈이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은행은 이익을 추구하는 기관이지만, (동시에) 금융시스템 안정에 기여해야 하는 시스템 일원"이라며 "(은행은) 출연료 경감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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