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통위원장 경선 D-1, 정두언·나경원 '내가 적임자'

경선 구도 불편..정 '연장자 맡는게 관행' VS 나 '해당 상임위원이 맡아야'

정두언 의원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자리를 놓고 격돌하는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과 나경원 의원은 26일 경선을 앞두고 서로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평소 친분이 있는 사이인 데다 한쪽이 양보하면 해결될 일을 의원총회까지 열어야 할 정도로 '판(?)'을 키운 것에 대한 민망함 때문이기도 하다. 정 의원은 지난해 나 의원이 7·30 보궐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모든 과정을 지휘했을 정도로 인연이 깊다.두 사람은 외통위원장직을 두고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각자가 생각하는 관행에 따라 상대방이 양보해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정 의원은 "연장자가 상임위원장을 맡는 게 관행"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나 의원은 "보궐로 상임위원장을 뽑을 때는 대개 해당 상임위원에게 우선권이 있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나경원 의원

정 의원은 나 의원과 선수(選數)는 3선으로 같지만 나이는 6살 많다. 그는 24일 기자와 만나 "3선 의원이 돌아가면서 맡는 거라면 관행을 확실히 따라야 한다"면서 "당헌에 선수, 나이에 따라 정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당헌을 거론하기도 했다.나 의원은 외통위 소속인 본인이 상임위원장을 맡는 게 당연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나 의원은 25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선수와 나이가 아닌 해당 상임위 경력과 전문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전문성과 나이를 내세우다보니 위원장 경선에 나서는 이유도 서로 다르다. 나 의원은 지난달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정책위의장 러브콜을 모두 거부할 정도로 외통위원장만 바라봤다. 나 의원은 "통일 어젠다가 중요한데 부처 간 협업과 성과가 미미한 만큼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 외통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남북문제에서 국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내년 총선에 방점을 찍고 있다. 정 의원은 지난 23일 자신의 블로그에 "1년여를 앞둔 내년 총선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면서 "당직이든 국회직이든 중간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인사가 나서서 존재감 있게 일해야 한다"는 '출마의 변'을 싣기도 했다.자칫 '상임위 현안보다 총선 공천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낼 수 있다.이 같은 지적에 정 의원은 "선거를 앞두고 의욕적인 사람이 자리를 맡아야 당의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는 "공무원연금개혁, 연말정산, 총리 인선, 담뱃값 인상 등 악재만 가득하다"면서 "지금은 자리 하나도 허투루 써서는 안 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정 의원은 외교통일 분야에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되받아쳤다. '외통위에 몸담고 있는 나 의원이 산업통상자원위에서 활동하는 정 의원 보다 전문성이 더 있는 것 아니냐'고 질문을 던지자 그는 "'전문성이 있다 없다'는 가늠할 기간을 누가 정하냐"고 반문하면서 "몇 달 몸담고 있다고 해서 갑자기 전문성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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