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후보자, 제기된 의혹 '안타깝다' '기억이…'

박상옥 후보자, '박종철 사건 축소' '물고문 경찰 봐주기' 의혹…시민단체 '자진사퇴' 촉구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불거진 부적절 처신 논란에 대해 “매우 안타깝다” “기억하기 어렵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박 후보자는 4일 오후 설명자료를 통해 제기된 의혹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우선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 검사로 일하면서 사건을 축소·은폐하는데 기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당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던 중요사건에 참여하면서 초기에 철저한 수사로 조속하게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지 못한 점에 대하여 수사검사의 한 사람으로 매우 안타깝고,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법원

하지만 박 후보자는 당시 사건 수사와 관련한 구체적인 설명은 꺼렸다. 그는 “당시 수사검사로서 담당했던 역할에 대해서는 청문회 과정에서 성실하게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박 후보자는 박종철 사건 수사검사 경력을 고의 누락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수사경력이 임명동의안에 기재되지 않은 것은 첨부서류인 ‘이력서’에 통상적인 방식에 따라 후보자의 근무처와 근무기간, 직위만이 기재되었기 때문”이라며 일부러 누락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1992년 부산지검 검사로 있던 시절 ‘물고문 경찰’을 봐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기억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1992년에 수사지휘한 사건이어서 현재 사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억하기 어렵고, 보존기간 경과로 사건기록이 폐기되어 확인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당시에도 독직폭행죄(형법 제125조)에 대한 검찰의 구속수사 기준이 시행되고 있었으므로, 경찰의 불구속 품신 지휘건의를 받고 구속수사 여부에 관한 당시 기준을 적용해 수사지휘를 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사건이 검찰에 송치된 이후에는 다른 검사에게 배당되어 기소유예처분으로 종결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자가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나섰지만, 법조계를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는 증폭되는 양상이다.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천주교인권위원회,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추모단체연대회의 등 7개 시민사회단체는 4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박상옥 후보는 권력의 외압에 굴복해 수사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고 자진사퇴하라”면서 “인사 검증을 제대로 하지 못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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