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급등 집중리뷰①]'집 사면 손해' 심리 확산…세금부담만 더해

돈 있어도 집 안 사는 세상 "매매 진입장벽 낮춰라"

1월에 전셋값이 이렇게 기승을 부린 적은 없었다. 소득증가분보다 전셋값 상승 폭이 크다 보니 가처분소득 감소로 국가경제 전반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서울 전셋값은 2009년 9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매물을 찾기 힘들 정도로 전세물건이 줄어들고 동시에 전셋값이 뛰는 이유는 구조적이다. 대체 뭐가 원인인지 4개의 포인트로 정리해봤다.[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8년차 맞벌이부부 김정대(38·가명)씨는 결혼 초기 부모에게 받은 경제적 도움과 알뜰한 생활습관 덕분에 서울 시내에 작은 평수의 아파트를 마련할 여력이 충분하지만 여전히 전셋집을 찾아 헤매고 있다. 최근 둘째 아들을 낳으면서 김씨는 집 살 생각을 아예 접었다고 한다.그는 "맞벌이를 해도 둘이 벌어 아이들을 키우는 게 쉽지 않다"면서 "집값이 오른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집을 사들여 높은 세금을 감당하기에는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돈이 있어도 집을 사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주택 시장의 가장 큰 축인 매매거래가 들쭉날쭉하면서 임대차시장의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집을 사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주택시장의 불투명한 미래가 꼽힌다. 집값 하락의 우려가 없고 주거 환경이 우수한 곳은 매매가격이 높고, 외곽 지역은 가격 하락의 위험이 존재한다는 것이다.전세로 살 때보다 높은 각종 세금 또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요인들이 실수요자들의 심리를 압박, 전세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다.최근에는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때만 매매가 급증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순간적으로 높아져서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실제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이 같은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2013년 '4·1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5월 거래량은 9만136건, 6월 거래량은 12만9907건으로 치솟았다. 그러나 7월 들어 3만9608건으로 급감했다. 2014년에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9·1대책' 발표 이후 거래량이 10만9375건을 기록, 연중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전문가들은 주택 시장이 선순환되지 않으면 임대차 시장의 불안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실수요자들의 심리적 장애물을 제거해주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권대중 명지대 교수(부동산학)는 "집을 사는 순간 취득세뿐 아니라 보유세를 부담해야 하기에 경제적 부담이 된다"면서 "매매가 정상화되지 않으면 전셋값은 더 뛸 수밖에 없고 결국 피해보는 건 서민이기 때문에 매매거래의 진입장벽을 근본적으로 낮추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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