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폭탄' 정치권 긴장…法재개정 논의될까

-올해 연말정산 2013년 세법개정안 적용된 것-주요 소득공제 세액공제로 전환, 7649억원 세수확보된 만큼 세금 폭탄-당시 여야 최고세율 과표구간과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딜'하며 함께 논의-야당, 공청회 계획 세우며 세법 재개정하겠다고 나서-여당, 법 개정한다고 올해 적용될 수 없어 신중론[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정치권이 '13월의 세금폭탄'으로 변해버린 연말정산을 놓고 긴장하고 있다. 올해부터 의료비·교육비 등의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전환되면서 세금을 돌려받기는커녕 더 내야할 직장인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민심이 이반될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야당은 세법 재개정 카드를 꺼내들고 있고 여당은 일단 여론의 추이를 살피고 있다. 13월의 보너스가 세금폭탄이 된 것은 지난해 1월1일 국회를 통과한 '2013년 세법개정안'이 주요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득공제는 연소득에서 기본적인 비용을 뺀 후의 금액을 소득으로 보고 세금을 계산하지만 세액공제는 전체 소득에 대해 세금을 산정한 후 공제 항목별로 쓴 돈의 일부를 차감해 주는 방식이다. 올해 연말정산에 적용되는 '2013년 세법개정안'은 의료비와 교육비 등의 소득공제 방식을 세액공제로 전환했다. 이렇게 되면 정부의 세수는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현행 소득공제 방식에서 적용되던 인적 공제 항목 중 자녀 양육과 관련된 항목(다자녀 추가, 6세 이하 자녀 양육비, 출생·입양 공제 등)이 ‘자녀 세액공제’로 통합됐다. 의료비 공제와 교육비 공제, 기부금 공제는 세액공제율 15%로 전환됐으며 보장성 보험료·연금저축·퇴직연금, 소기업·소상공인 공제 항목도 세액공제율 12%로 바꿨다.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5년 조세지출예산서'에 따르면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전환되면서 늘어나는 세수는 7649억원으로 분석됐다. 7649억원의 세수가 늘어났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매달 월급에서 소득세를 원천징수한 직장인이 덜 환급받는다는 얘기다. 연말정산 폭탄에 대한 화살은 정치권을 향하고 있다. 여야는 2013년 정부의 세법개정안이 발표됐을 당시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서민들의 세부담이 증가한다는 이유로 우려를 나타냈었다. 하지만 국회 심의 과정에서 고소득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세금감면을 받을 수 있는 소득공제 제도에 대해 수술할 필요가 있다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 당시 여야는 최고세율 과표구간을 3억에서 1억5000만원 초과로 하향 조정하는 것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제도 폐지를 '빅딜'로 성사시켰다. 야당은 최고세율 과표구간 조정을 얻어내고 신용카드 소득공제율(15%)를 현행대로 유지하는 것을 관철시키며 소득공제 세액공제 전환 등에 합의했다. 관심은 세법을 다시 개정하느냐 여부다. 당장 들끓는 민심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새법을 개정해 덜 떼이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지만 이를 놓고 여야 간 의견은 엇갈리는 양상이다. 일단 야당은 적극적이다. 내달 중 공청회를 여는 등 관련 상임위에서 세법 개정을 논의할 계획이다. 국회 부의장인 이석현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은 "대기업 법인세는 손도 안대면서 월급쟁이·영세자영업자의 주머니를 털어 국고를 메우려는 비정상적 조세정책을 당장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세율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세수를 걱정해야 하는 여당은 세법 재개정에 신중한 입장이다. 특히 세법 재개정이 된다고 해도 이번 연말정산에는 적용될 수 없는 부분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고 있다.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문제가 있다면 고치겠지만 덜 돌려받는 것을 가정하고 법개정을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주 의장은 특히 "세액공제로 하기로 한 것은 이미 법으로 정한 것이고 복지가 확대된 점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이런 가운데 정부는 연말정산 폭탄이 오해라며 진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19일 국세청 전국세무관서장회의서 "2013년 세법 개정에서 세액공제로 바뀌면서 감세 능력이 있는 고소득은 더 내고, 저소득은 덜 내게 처음으로 연말정산 이뤄지게 된 상황이다"며 "납세민원인들에게 그런 변화임을 잘 설명해서 불필요한 오해가 없도록 행정에 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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