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새해 '내수ㆍ수출 균형경제'로 가자

우리나라가 지난해 수출액(5731억달러), 무역흑자(474억달러), 무역규모(1조987억달러)에서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중국의 성장세 둔화와 일본의 엔저 드라이브, 러시아 경제위기,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긴축 기조와 같은 대외 악재를 딛고 선전한 결과다. 그러나 속내를 보면 걱정스러운 대목이 적지 않다. 가장 큰 교역 상대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이 2013년 대비 0.4% 줄어 금융위기 여파로 감소했던 2009년 이후 5년 만에 성장세가 꺾였다. 삼성전자 갤럭시를 누른 샤오미의 스마트폰이 상징하듯 중국산 제품의 경쟁력과 기술력이 향상된 결과다. 대일본 수출도 엔저 및 현지 경기침체 여파로 6.9% 감소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아세안 쪽의 수출이 잘 됐다지만 이런 기조가 계속 이어지리란 보장은 없다. 큰 폭의 무역흑자에 힘입어 경상수지 흑자도 사상 최대의 흑자 행진이다. 지난해 약 900억달러로 추정되는 경상수지 흑자는 올해 100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국가였던 한국이 세계 5번째로 1000억달러 흑자클럽에 올라선다니 놀라운 반전이다. 하지만 수출 호조라기보다 국내 소비 부진에 따라 수입 증가세가 주춤한 데다 국제유가 하락 및 엔저에 따른 원자재와 소재부품 가격 하락에 따른 '불황형 흑자' 징후를 염두에 둬야 한다. 지나친 경상수지 흑자는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렵게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정부는 올해 수출액이 6000억달러에 근접하고 520억달러의 무역흑자를 낼 것으로 본다. 미국의 경제성장과 자유무역협정(FTA) 효과, 국제유가 하락 등 교역여건이 우호적으로 형성되리란 전제에서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인상, 중국경제의 경착륙, 국제유가 급락과 러시아 경제위기, 유로존 위기 재연 등은 세계경제를 불안정한 상황으로 몰고가 수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대외여건이 결코 우호적이지만은 않은 상황에서 지나치게 수출에 의존하다가는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제품 경쟁력 향상과 신시장 개척 등 수출 증대를 꾀하는 한편 내수 활성화에 힘쓰는 '내수ㆍ수출 균형경제'로 가야 할 것이다. 서비스산업 육성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가계부채를 적정하게 관리해 가계의 소비여력을 확충하는 것도 중요하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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