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가3세 지분 38.6% 보유…삼성전자 분할 후 합병 시나리오 유력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배경환 기자, 김은별 기자] 삼성 지배구조 재편의 마지막 퍼즐 조각인 제일모직이 상장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이자 삼성가 오너 3세들이 지분 38.6%를 보유한 만큼 향후 삼성이 순환출자 구조에서 벗어나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를 분할한 뒤 제일모직과 합병하는 시나리오를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2015년 정기 사장단 인사서도 이 같은 시나리오를 방증하는 대목이 있다. 삼성은 올해 제일모직의 화학 부문을 삼성SDI, 패션 부문을 삼성에버랜드와 합병시켰다. 이후 공동 대표 형태를 유지해왔다. 때문에 올해 정기 인사를 통해 삼성SDI와 제일모직(구 삼성에버랜드) 모두 단일 대표 형태로 체제를 변경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SDI는 종전 삼성SDI를 이끌어 오던 박상진 사장이 2선으로 물러서고 제일모직 화학 부문을 총괄해오던 조남성 사장이 단일 대표를 맡게 됐다. 하지만 제일모직의 경우 김봉영 사장(구 삼성에버랜드)과 윤주화 사장(제일모직 패션부문)이 공동 대표 체제를 이어가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회사의 원활한 통합작업을 위해 제일모직 역시 단일 대표 체제를 가져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국 공동 대표 체제를 이어가게 됐다"면서 "이는 제일모직의 합병은 불완전한 것으로 향후 지배구조 재편과 함께 패션 부문을 별도로 분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제일모직의 합병을 떠올리게 하는 시나리오는 또 있다. 지난 2011년 제일모직(구 삼성에버랜드)은 삼성전자와 함께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다. 올해 두 회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공동 출자를 결의했다. 제일모직은 총 3010억원을 출자했다. 내년 상반기 출자를 모두 마치면 두 회사 모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 45.65%를 각각 확보하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에 주력한다. 연구개발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맡는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분 85%, 미국 바이오젠 아이덱이 15%를 갖고 있는 합작사다. 삼성그룹 입장에선 바이오 사업은 처음이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초기 위탁 생산 위주로 사업을 전개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과 구조가 비슷하다. 상당수 시스템 반도체 업체들이 수조원의 투자가 필요한 팹 없이 개발만 한 뒤 이를 위탁 생산(파운드리)하는 것처럼 바이오 분야 역시 주요 제약사들이 개발에 전념하고 생산은 위탁하는 구조가 일반화 되고 있다. 성장 가능성도 높다. 때문에 향후 제일모직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이용해 삼성전자 지분을 추가 확보하는 시나리오도 제기되고 있다. 당장 서둘러 삼성전자와 제일모직을 합병해 내년 지배구조 재편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3~4년 정도 시간을 두고 진행하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이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을 얼마나 획득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궁극적으로 제일모직과 삼성전자 지주부문이 합병하겠지만 최소 3~4년의 시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생명, 물산, 화재 등이 갖고 있는 지분을 인적분할 해 삼성전자 지분만 갖고 있는 기업을 만드는 시나리오도 예상되지만 제일모직과 삼성전자의 지주부문 합병이 훨씬 수월한 만큼 고려할 대상은 아닐 것"이라고 예상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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