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마케팅 '승자는 롯데 빼빼로'

롯데 '김효주 효과' 대박, 금융권은 박인비와 이미림 '중박', LG는 '쪽박'

김효주(오른쪽)와 박인비가 각자의 후원사 로고가 크게 찍힌 우산을 쓰고 경기 도중 걸어가고 있다. 사진=KLPGA제공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롯데는 웃고, LG는 울고"올 시즌 기업의 골프선수 마케팅 성적이다. 김효주(19)를 앞세운 롯데는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의 막대한 홍보 효과를 얻었다. 시즌 5승을 앞세워 상금퀸과 다승, 대상, 최저 평균타수상까지 개인타이틀을 싹쓸이했고, 프랑스원정길을 통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제5의 메이저 에비앙챔피언십까지 제패했기 때문이다. 김자영(22)을 점찍은 LG는 반면 2년째 이렇다 할 소득이 없었다. ▲ 롯데의 '김효주 대박'= 2012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롯데마트여자오픈을 제패한 인연이 출발점이다. 그 해 말 롯데와 연간 계약금만 5억원에 달하는, 신인 최고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지난해 부진으로 노심초사하다가 올해 드디어 대박이 터진 셈이다. 김효주가 에비앙챔피언십에서 본격적인 우승 경쟁에 뛰어들자 롯데 측은 발 빠르게 김효주의 등쪽에 붙어있는 롯데제과의 한글 '빼빼로'를 영문 'PEPERO'로 교체됐다. 김효주는 "프랑스인 캐디 고든 로완이 '이게 무슨 말이냐'고 물어볼 정도였다"며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했다. 빼빼로는 마치 티저 광고처럼 TV를 통해 자연스럽게 전 세계에 알려졌다. 인센티브를 포함해 15억원 이상을 썼지만 아깝지 않은 까닭이다. 2일 "연간 계약금 13억원과 함께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무제한"이라는 초대형 재계약이 맺어진 것도 당연하다. 연간 5억원으로 추산되는 '골프여제' 박인비(26ㆍKB금융그룹)의 몸값을 능가하는 잭팟을 터뜨린 셈이다. 박세리(37)가 2003년 CJ와 국내 프로골프사상 최고액인 20억원에 계약한 이래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을 찍었다. ▲ 금융권은 '무난'= 우리투자증권의 '이미림 효과'가 대박에 가까웠다. 지난해 말 퀄리파잉(Q)스쿨을 거쳐 올해 처녀 입성해 8월 마이어클래식에 이어 10월 레인우드클래식까지 순식간에 2승을 쓸어 담았다. 서승범 우리투자증권 팀장은 "이미림의 캐리커처를 넣은 사인볼과 모자를 제작해 영업에 활용했다"며 "재계약 시점이 돌아오면서 거액을 제시한 기업들이 속속 손을 내밀었지만 연간 4억원대에 합의하면서 의리를 지켰다"고 환호했다. KB금융그룹의 '박인비 효과'도 여전했다. 지난해 LPGA투어 메이저 3연승의 위업에는 못 미쳤지만 시즌 3승을 앞세워 세계랭킹 1위에 복귀해 "이룰 것은 다 이룬" 해를 만들었다. 비씨카드도 나쁘지 않았다. 장하나(22)와 이정민(22)이 각각 2승씩을 올렸고, 이정민은 특히 하반기 거의 매 대회 우승경쟁을 펼쳐 노출 효과가 컸다.'무관의 여왕' 김하늘(26)은 준우승 다섯 차례로 챔프군단 못지않게 미디어의 주목을 받았다.CJ오쇼핑은 백규정(19)과 김민선(19)의 '루키 효과'가 돋보였다. 2부 투어를 뛸 때 일찌감치 영입해 투자 대비 부가가치가 컸다. 투어 데뷔 첫 해에 4승을 합작했고 시즌 내내 신인왕 경쟁을 펼쳐 빅뉴스까지 생산했다. 지난해 CJ에 합류한 김시우(19)가 부진했다는 점이 상대적으로 아쉽다. 미래에셋과 SBI저축은행은 김세영(22)과 허윤경(24)이 각각 2승씩을 수확해 인지도를 높였다. ▲ 건설은 '쪽박'= 하이마트는 신지애(26)와 안선주(27) 등 '월드스타'를 배출하면서 선수마케팅에 남다른 안목을 가진 기업으로 유명하다. 롯데에서 인수해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올해는 김지현(23)과 이예정(21) 등 5명의 선수 모두 슬럼프에 빠져 우승은커녕 상금랭킹 '톱 10'에 든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었다. SK텔레콤 역시 간판스타 최경주(44)와 최나연(27)의 제자리걸음으로 속을 태웠다.'건설 3사'도 사정이 비슷하다. 지난해 깜짝 2승을 수확한 김보경(28)을 앞세워 특수를 누렸던 요진건설이 대표적이다. 김보경과 변현민(24) 등 '챔프 군단'이 올해는 우승권에서 멀어졌고, 김초희(22), 남소연(23)은 시드전을 거쳐 가까스로 내년 출전권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장수화(25)등 5명이 소속된 대방건설과 배희경(22)이 이끄는 호반건설도 입맛만 다셨다. LG는 아예 쪽박이다. 투어 3년차였던 2012년 무려 3승이나 거두면서 삼촌팬들을 끌어 모았던 김자영(23)을 영입했지만 활약이 미미했다. 그해 연말 넵스와 결별한 직후 연간 4억원의 스폰서계약을 맺었지만 지금은 존재감조차 없다. LG와의 계약 당시 매니지먼트사를 바꾸는 과정에서 계약금보다 많은 5억원대의 피소를 당해 오히려 구설수에 시달리기만 했다.

골프선수 후원기업의 승수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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