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읽다]흡연과 금연…건강과 세금 사이

중국, 2009년 3억명이 총 2조3000억개 담배 피워

▲'가난한 자들의 세금' 담배가 21세기 핫이슈로 떠올랐다.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전 세계적으로 담배와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내년부터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하는 법안이 국회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른바 '가난한 자의 세금'으로 부르는 담뱃값이 인상되면서 우리나라도 담배를 두고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직접 나서 '국민의 건강'을 챙겨주겠다는 시대에 접어든 것일까.중국 정부가 담배와 전쟁에 나섰다. 중국 정부는 2009년 3억명의 중국인들이 약 2조3000억개의 담배를 피운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인도네시아. 일본, 러시아, 미국 등 상위 4개 담배 소비국에서 피운 담배보다 더 많은 양이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가 부담해야할 사회적 비용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고 세계보건기구(WHO)는 분석했다. 담배로 인해 중국에서는 매년 100만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는 10만명에 이르는 간접흡연 사망자들도 포함됐다.사이언스 등 해외 과학매체들은 2일(현지 시간)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금연 정책'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하고 나섰다. WHO는 중국이 담배 소비를 줄이지 않으면 2050년쯤엔 사망자가 매년 30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이징 시정부가 나섰다. 베이징시는 건물 내부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못하도록 지난 11월28일 관련법을 제정했다. 여기에는 어떤 경우도, 어떤 사람도 예외가 없다. 이번 법안은 내년 1월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베른하드 WHO 중국 대표는 "담배를 통제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이 점차 강력해지고 있고 가시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는 담배통제관련법을 통해 모든 실내와 특정 실외에서도 금연을 시행하고 담배광고를 금지하기로 했다. 담배 프로모션과 스폰서십을 제한하는 것도 포함시켰다. 중국 전체 지역으로는 내년에 시행하기로 했다. 이번 금연 관련 법안으로 흡연자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베이징시는 택시와 스포츠 경기장, 박물관, 정부 건물, 공원. 식당 등에서 금연을 실시한 바 있다. 상하이시도 2010년 월드엑스포 행사 당시 이 같은 금연 정책을 채택했다. 당시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지도 못했고 절반의 성공에 머물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국국영담배회사는 금연 정책에 저항하고 있다. 중국국영담배회사는 "담배에서 나오는 세금이 정부의 금고"라는 논리를 들이댔다. '담배세가 정부의 금고'라는 솔직한 자기표현이 눈길을 끈다. 우리나라는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하면서 경고 그림은 빼기로 했다. 값을 올리는 것과 함께 비가격정책(경고 그림·금연 클리닉 등)도 뒤따라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담뱃값 인상이 국민의 건강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정부의 금고'를 채우기 위한 전략이었는지 갑론을박이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의 이번 금연 법안은 이전보다 효과가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중국 관료들은 물론 관계자들 모두 담배의 해로움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꼽았다. 엄격한 제재가 뒤따르는 것도 효과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담배가 시민의 건강에도 좋지 않고 도시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의식이 중국 대도시에서는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에서의 흡연 인구는 계속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시골까지는 영향을 미치고 있지는 않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베이징의 금연 법안은 중국에서 공중 건강을 위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빌게이츠 재단은 중국에서 금연 연구와 대중 캠페인을 위해 기부하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담배와의 전쟁! 흡연자들이 설 땅은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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