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고가 브랜드, 부동산 시장에 불던 중국 부자들의 해외 쇼핑 붐이 예술작품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이달 초 중국 엔터테인먼트 회사 화이브라더스의 왕중쥔(王中軍) 회장이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빈센트 반 고흐의 명작 '정물, 데이지와 양귀비 꽃병'을 6176억5000만달러(약 670억원)에 매입해 화제가 됐다. 중국인이 해외에서 매입한 서양예술품 중 최고가다.지난 26일에는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상하이(上海) 룽(龍)미술관을 운영하는 금융재벌 류이첸(劉益謙)이 600년 전에 제작된 티베트 불화 탕카를 3억4840만홍콩달러(약 493억1300만원)에 매입했다. 중국 예술품 경매사상 최고가다. 중국인들이 굳이 해외까지 가서 예술품 쇼핑을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뛰어난 중국 예술 작품을 만날 기회가 해외에서 더 많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부패척결 캠페인을 펼치면서 중국 내 예술품 거래가 뚝 끊기자 많은 중국 작가들이 해외 수집가들에게 작품을 내놨다. 중국 예술품에 껴 있던 거품들이 빠지면서 유명 작가의 작품들도 저렴해진 가격에 살 수 있게 됐다.또 다른 이유는 해외 시장에서 서양 예술품으로까지 시야를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서양 수집가들은 한 가지 분야에 초점을 맞춰 예술품을 수집하곤 하지만 중국 수집가들은 서로 다른 분야와 스타일을 섞어 소장하는 걸 좋아한다. 이러한 이유로 중국 부자들과 예술품 수집가들이 주로 해외 시장에서 작품을 매입하는 탓에 최근 2년 사이 중국 예술품 시장은 썰렁해졌다. 2003~2011년 140억달러 규모로 성장한 중국 예술품 시장은 2012년 그 규모가 33% 쪼그라들었다. 중국 내 경매 회사들은 고가 작품을 걷어내고 중저가 작품들 위주로 판매에 나서며 경영난을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중국 최대 경매회사인 바오리원화(保利文化)는 아예 뉴욕에 사무소를 열고 예술작품을 사러 해외로 나온 중국 부자들을 유인하는 한편 런던 본함스 같은 인지도가 높은 경매회사 인수를 시도하기도 했다.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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