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대학졸업자 공채시장 전망이 어둡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LG그룹 등 주요 대기업들이 지난해 하반기보다 공채 규모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3500명 수준을 유지해온 공채 규모를 2500~3000명으로 줄일 방침이다. 스마트폰 사업이 고전하면서 3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른 조치다. 삼성전자가 공채 규모를 축소하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현대차의 채용 규모도 2460명 안팎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300명 정도 적다. LG그룹도 지난해보다 500~1000명 정도 줄일 예정이다. 기술이 높아진 중국 기업의 제품에 치받치거나 급격한 엔저로 가격경쟁력을 회복한 일본 제품에 떠밀리며 주력 산업의 실적이 악화되자 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축소하고 나선 것이다. 중국 기업들의 기술력이 빠르게 향상되면서 조선ㆍ중공업ㆍ철강ㆍ석유화학 등 우리가 강점을 보여온 전통 제조업 분야의 실적도 악화되고 있어 기업의 채용 규모 축소는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판에 새로 채용시장에 진입하는 대학 4학년 취업준비생 48만4700여명, 청년실업난에 따른 취업 재수ㆍ삼수생 47만5000여명 등 96만명이 취업시장에서 경쟁한다. 예년보다 주요 대기업의 채용 규모는 줄어드는 반면 구직자들은 대기업과 공기업 등 괜찮은 일자리에 몰리는 추세이니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청년실업률은 치솟게 됐다. 중소기업들은 구인난을 겪는데 대졸자 등 젊은이들은 구직난을 겪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이 같은 미스매치 현상을 타개하는데 정부와 사회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청년들더러 무조건 눈높이를 낮추라고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스스로 중소기업을 선택하도록 유인책을 제시해야 한다.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과 급여, 복리후생 등에 대한 자세한 정보 제공과 함께 중소기업의 성공 스토리를 전파하자. 중소기업은 근로환경 개선과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노력을 더해야 한다. 정부는 서비스산업을 혁신해 젊은이들이 갈만한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보건의료ㆍ관광ㆍ교육ㆍ금융ㆍ소프트웨어 등 미래형 서비스업 관련 규제를 혁파, 청년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터전을 구축해 청년실업 대란을 막고 무모한 생계형 창업을 차단해야 한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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