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받은 26개 사항 고쳤는데 4개 때문에…내달 중순 공공기관 두 번째 평가 앞두고 노사 의견 공유, 관련 설명회도 가져[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여전히 퇴직금 누진제와 토요일 유급휴일제 등을 실시해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한국수출입은행이 '방만경영'이라는 주홍글씨를 씻어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7월 중간평가에서 '방만경영' 졸업에 실패한 수은은 다음 달 중순 두 번째 중간평가를 앞두고 노사 간 의견공유에 힘쓰고 있다. 지난 19일 오후에는 서울 여의도 본점 강당에서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해 노조원 간 의견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수출입은행이 '미흡' 판정받은 4가지
수은은 지난해 '방만경영'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후 과도한 복지혜택을 줄이기 위해 노사 간 합의를 진행해왔다. 이후 지난 6월 1인당 복리후생비를 전년 대비 60% 삭감하는 등 노사합의에 성공했지만 다음 달 진행된 중간평가에서 '미흡' 판정을 받았다.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목된 30개 항목 중 4개가 부분 이행되거나 이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4개 항목은 ▲퇴직금 산정 ▲경조사비 지원 ▲통상임금 ▲휴직 사유에 해당한다. 수은은 우선 은행 형편으로 퇴직할 경우 근속연수를 가산하고 18년 이상 근속자의 퇴직 시 군복무기간을 가산해주는 방식으로 퇴직금을 산정하는 부분을 개선하지 않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현재 공무원들의 경우 퇴직금 가산제와 누진제를 금지하고 있다"며 "이를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는데 수은은 미이행했다"고 설명했다. 경조사비 지원이 과다한 점도 지적됐다. 수은은 재직 중 본인 사망 시 조의금 2000만원을 지원하는 항목을 노사 합의를 통해 1000만원으로 낮췄지만 공무원 기준(100만원 선)에 비해 여전히 과다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인병휴직(개인사정으로 인한 휴직) 기간이 36개월인 점, 토요일을 유급휴일로 하는 등 통상임금 산정 기준 수가 부적정하다는 평가도 받았다. 30개 항목 중 26개 항목에 대한 노사 간 합의를 이끌어 냈지만 4개 항목에 '미흡' 판정을 받은 만큼 수은 노사는 또 다시 양보와 타협을 통한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최종 합의 기한이 당초 19일에서 다음 달 10일로 늦춰진 만큼 시간은 벌었다. 하지만 노사합의를 했음에도 여전히 '방만경영' 딱지를 떼지 못한 데 따른 노조원들의 불만을 수습하기란 쉽지 않은 모양새다. 수은 관계자는 "젊은 노조원들 사이에서는 이번에 또 양보를 하면 세 번, 네 번 더 양보하게 될까봐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며 "지난 6월 어렵게 노사 합의를 이끌었음에도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미흡' 판정을 받게된 데 대한 불신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큰 양보와 합의가 있었는데 4개 항목 때문에 노사합의 자체가 틀어질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수은 관계자는 "일례로 재직 중 사망 시 조의금 2000만원을 지원하는 항목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실제 조의금을 받은 사람은 현재까지 한 명에 불과하는 등 사실상 사문화된 조항도 있다"며 "이 때문에 결국 방만경영을 졸업하지 못해 과도한 복지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이미지가 굳혀질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방만경영을 졸업하지 못한 공공기관에 대한 두 번째 평가 결과를 다음 달 중순 내놓을 예정이다. 당초 방만경영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17개 기관 중 지정해제가 유보된 기관은 수은을 비롯해 부산항만공사·가스기술공사·정책금융공사 등 총 4곳이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금융부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