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광고중지 서명 8000명 넘어공동발탁 SSG닷컴 한효주도 화살롯데 황수정·옥션 크레용팝도 뭇매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 '외도설' 논란에 휩싸인 배우 이병헌에 대한 광고모델 퇴출 서명운동이 확산되면서 그를 모델로 기용한 기업들이 불똥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과거 본의 아니게 '광고모델'로 인해 낭패를 겪은 기업들도 덩달아 재조명받는 분위기다. 광고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이 상품의 판매나 서비스 이용증대, 혹은 이미지 증진효과를 보기 위해 제작하는 것이다. 따라서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호감형 모델의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다음 아고라 청원페이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배우 이병헌 광고모델 퇴출운동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지난 5일 게시된 "이병헌 광고 중지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서명 운동은 이날 오전 8시30분 기준 총 8758명이 서명해 서명목표인 7000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 18일 정오께 3900여명이었던 서명인원이 불과 나흘 만에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게시글에 동감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는 것이다.해당 게시글은 현재 이병헌을 광고 모델로 기용한 휴대폰(베가), 커피(네스카페), 대형 온라인몰(SSG닷컴) 등의 광고주에게 광고를 중지하라는 뜻을 피력하고 있다. 이씨는 50억원대 협박사건이 불거지면서 음담패설이 문제가 된 데 이어 최근 모델 이지연으로 추정되는 인물과의 교제설 주장이 떠오르면서 외도 논란에 휩싸인 상황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게시글에 언급된 광고주 중 SSG닷컴 CF에 관심을 갖는 분위기다. SSG닷컴은 신세계그룹이 그룹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옴니채널전략'을 목표로 세우고 올 8월부터 10월까지 대대적으로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게다가 가족 관련 루머가 퍼진 배우 한효주까지 공동모델로 기용한 상황이다. 광고업계에서는 SSG닷컴이 배우 이병헌, 한효주, 류승룡의 모델료로 3개월 계약일 경우 대략 20억원가량을 썼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SSG닷컴 광고모델에 대한 반감은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여서 지난 21일에는 한효주 광고 퇴출을 바란다는 청원글이 따로 올라오기도 했다. 이 게시글은 서명목표 2000명을 불과 이틀 만에 달성, 현재 2193명이 서명을 완료한 상황이다. 22일에는 아예 이병헌씨와 한효주씨의 연예계 퇴출을 청원한다는 글까지 올라왔다.
이번 사태로 인해 과거 광고모델 때문에 낭패를 봤던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잇따르고 있다. 한때 병역 비리 의혹으로 가요계를 흔들었던 MC몽은 2003년부터 카프리썬, BHC치킨, 네파, 닌텐도 등의 CF모델로 오랜 기간 활동했었다. 따라서 사태 직후 관련 기업들은 이미지에 악영향을 받을까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었다.MBC 드라마 '허준' 출연 직후 탤런트 황수정을 모델로 썼던 롯데백화점 역시 당시 된서리를 맞았었다. 청순한 이미지의 황수정이 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됨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광고계약기간이 남았음에도 광고를 중간에 내릴 수밖에 없었다.여의도 증권가에서도 불황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야심차게 시작했던 CF가 도리어 부메랑이 되는 경우가 있었다. 2012년 KDB대우증권은 걸그룹 '티아라'의 은정을 모델로 기용했지만 계약기간 중간에 멤버 간 불화설, 왕따설이 불거지면서 은정이 들어간 광고 이미지를 중도 교체하기도 했다. 작년에는 걸그룹 '크레용팝'을 광고모델로 내세웠던 옥션이 네티즌의 뭇매를 견디다 못해 광고를 중단하기도 했다. 당시 옥션은 '크레용팝'이 트레이드마크인 '직렬 5기통춤'을 추는 모습을 담아 광고를 했다. 그러나 크레용팝이 극우성향 사이트인 '일간베스트'를 통해 마케팅 활동을 벌였다는 점 등이 문제시되자 결국 광고를 내렸다.올 초에는 개그맨 이수근을 CF모델로 기용했던 자동차용품 전문업체 불스원이 그의 불법도박 탓에 기업 이미지가 추락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등 광고모델을 둘러싼 잡음이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경원식 한국광고종합연구소 소장은 "광고모델로 인해 불매운동이 일어나는 등 기업이 피해를 보면 모델료뿐만 아니라 마케팅 비용까지 수백억원이 날아가는 셈"이라며 "모델료를 일시에 지급하는 정액제가 아니라 러닝개런티 시스템으로 변해야 기업들 피해가 줄어들 것"이라고 진단했다.이와 관련해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광고모델이나 광고비용은 개별 계약사항이기 때문에 알려 줄 수 없다"며 "이병헌씨에 대한 루머는 아직 사실로 드러난 게 없는 상황인데 광고를 함부로 내릴 순 없고 아직 일일이 대응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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