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조된 '명량'vs배설후손 갈등…무슨 일?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영화 '명량'의 배설 장군 왜곡 논란을 둘러 싼 갈등이 지난 주말을 거치면서 수습은 커녕 확대 일로를 걷고 있다. 후손 측이 "명량 제작ㆍ배급사로부터 뒷통수를 맞았다"며 형사 고소 대상 확대ㆍ민사 소송 추가 검토 등 확전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주말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당초 영화 제작진 측은 주말 중 '공식 입장'을 밝히기로 예정돼 있었다. 지난 16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보낸 공문에서 빅스톤픽쳐스 측은 "지금까지 영화에 보여주신 사랑에 저희의 섣부른 대응이 오히려 갈등을 야기시킬 것을 우려해 직접적 대응을 자제해 왔다"면서 "이제는 위 사안이 공식적인 법률 분쟁이 되었기 때문에 단순한 답변이 아닌 공식적인 입장 발표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이번 주 내에 성실히 정리된 입장을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전달하겠다"고 밝혔었다.후손 측인 경주 배씨 성산파 문중의 '소설ㆍ영화(명량) 비상대책위원회'도 지난 주말까지 "극한 대결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왜 '명량'이 1700만명이라는 사상 최고의 흥행 기록을 깬 후 뒤늦게 나섰냐"라는 세간의 시선을 의식한 듯 손해 배상 등 민사 소송을 제기하지도 않았다. 후손들은 경찰에 형사고소를 하면서도 제작진 측이 배설 장군의 묘소를 참배하는 등 '공식 사과 및 관련 내용 수정'을 할 경우 용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경주배씨 비상대책위원회 영화 명량 형사 고소.

실제 후손들은 주말 제작진 측의 입장 표명과 관계없이 22일 중 제작사 측을 직접 접촉해 서로의 입장을 타진한 후 좋게 일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일 세우기도 했었다.하지만 제작진이 지난 주말 "신중히 검토 중"이라며 예정됐던 공식 입장 발표를 유보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제작사 측은 일부 언론을 통해 "현재, 예술인, 역사가, 학자, 관객 등 각계각층에서 많은 의견이 들어오고 있어, 이를 경청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구체적 입장을 표명하는데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모쪼록, 이번 논란이 우리 사회에 올바른 역사인식과 문화발전에 순 작용으로 기여했으면 좋겠다.또한, 이 사안이 이순신 장군의 정신과 인품을 호도하거나 훼손하는 방향으로 번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뿐"이라며 공식 입장 표시를 유보했다. 여기에 배급사 측이 국방부와 함께 군부대 100곳 무료 상영에 나선 것은 '타는 기름에 불은 끼얹은 꼴'이 되고 말았다. 배급사인 씨제이이앤엠은 21일 국방부와 함께 22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육ㆍ해ㆍ공군, 해병대 등 군부대 100여 곳에서 명량을 무료 상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무료 상영은 배급사 측의 제안으로 실행됐으며, 상업영화를 무료로 대규모 장병에게 순회 상영하는 사례는 사상 처음이다. 군인들은 환영할 일인지 모르지만 영화가 조상 배설 장군의 행적을 왜곡ㆍ과장해 명예를 훼손됐다고 믿는 후손들 입장에선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 셈이다.이에 따라 후손들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비대위 측은 배급사에 대해 추가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소하기로 하는 한편 국방부에 상영 중지 요청 민원을 제기했다. 또 제작사 측의 최종 입장을 지켜 본 후 민사 소송 등 추가 행동을 벌인다는 예정이다. 이와 관련 50만명에 달하는 경주배씨 전체 후손들의 모임인 '대종회' 측이 23일 여의도 사학연금회관 사무실에서 문중 대표자회의를 열어 성산파 문중 비대위의 행동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ㆍ지지의사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배윤호 비대위 대변인은 "사과하고 왜곡된 내용을 정정할 방법을 찾겠다는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가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라며 "우리로서는 오히려 좋다. 끝가지 한 번 가보자는 얘기인데, 문중 다수의 의견이 민사소송까지도 가자는 의견인 만큼 제작사 측의 입장을 지켜본 후 방침을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사회문화부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