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회사채, 8년만에 순상환 전환

시장 침체로 순발행 규모 -8680억원…A등급 발행잔액 비중 17.4%로 감소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올 상반기 회사채 시장이 8년 만에 순상환으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조선ㆍ건설 등 장기불황 업종들이 회사채 발행을 크게 줄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1일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무보증 회사채 순발행 규모는 -8680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3860억원에 이어 2분기에도 -4820억원을 나타냈다.  회사채 순발행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2006년 이후 8년 만이다. 2006년 상반기에는 경기둔화에 따른 투자 축소 등의 영향으로 1조원 규모의 순상환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회사채 시장의 침체로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액을 줄였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회사채 발행 규모는 23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7%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회사채 발행액이 2012년보다 24.3% 줄었던 점을 감안하면 감소세가 다소 완화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1년간 회사채 순발행 규모도 2조2000억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최형욱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2009~2012년 동안 이어져 왔던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유인, 즉 장래 경기 불안이나 금리 상승 등 제반 리스크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저금리 기조를 활용해 유동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경향이 퇴색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기조는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일수록 더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위기 이후 회사채 시장의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양극화가 심화됐기 때문이다. 전체 무보증 회사채 중 AA 등급 발행잔액 비중은 2008년 말 24.8%에서 올 6월말 47.9%로 두배 가량 뛰었다. 반면 BBB 등급은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전인 2007년 말 17.3%에서 올 6월말 현재 3.0%로 급감했다.  특히 A 등급 회사채 발행잔액 비중은 금융위기 이후 증가세를 보이다 2010년 말 33.6%로 고점을 찍은 뒤 매년 감소해 올 6월말 현재 17.4%로 줄었다. 이는 A급 기업들에 조선ㆍ해운ㆍ건설 등 장기불황 업종들이 다수 포함돼 있는데다 웅진ㆍSTX 등 중견 그룹들의 부실이 겹치면서 A급 회사채에 대한 경계심이 커진 탓이다. 최 연구위원은 "지난해와 올 상반기 A급 회사채가 순상환으로 전환되며 발행잔액이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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