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을 놓고 논란이 빚어진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의 임시개장이 보류됐다. 서울시는 어제 제2롯데월드 저층부 3개 동의 안전성을 시민이 투어하면서 점검토록 하는 '맛보기 프리오픈'을 한 뒤에 임시개장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서울시 결정은 롯데그룹이 제출한 임시사용 승인 신청서와 안전ㆍ교통분야 보완서를 검토해 '적합'판정을 내린 후에 나왔다. 적합하다고 판정해 놓고도 비전문가인 시민들이 점검토록 한 것은 앞뒤가 안 맞는 조치다. 개장 후 문제가 생기면 시민보고 책임지라 할 것인가. 안전문제에 대한 시민 불안이 커 이같이 결정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그동안 잠실 석촌지하차도 아래의 동공(洞空)과 주변 교통대란 등에 우려가 많았다. 이에 서울시는 롯데 측에 안전ㆍ교통분야의 보완책을 지시했고 롯데는 총 82개 보완과제를 이행, 전문가가 포함된 시민 자문단으로부터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지하의 동공과 땅꺼짐 현상은 지하철 9호선 부실시공으로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럼에도 안심을 담보할 수 없다면 재조사를 하든지, 추가적 조치를 취하는 게 책임있는 행정이다. 서울시는 그 대신 프리오픈(사전 개장)을 택했다. 정식개장도 아닌 임시개장을 위해 프리오픈을 한다는 데, 임시는 뭐고 프리는 뭔지 어리둥절하다. 전문가들이 참여해 검토하고 조사해서 적합 판정을 내린 시설물을 일반 시민이 잠깐 둘러본다 해서 과연 어떤 문제점을 찾아 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서울시는 시민이 현장을 확인하는 형식을 동원하면 여론의 점수를 딸 것이라 여기는 듯하다. 제2롯데월드에는 이미 4만여명이 견학차 다녀갔다. 그러니 10일간의 프리오픈은 실질적인 의미가 없다. 서울시 조치가 '시민이 직접 점검하지 않았느냐'는 명분 축적용 꼼수로 보이는 이유다. 서울시는 시민을 들러리로 내세워 제2롯데월드를 둘러싼 논란을 물 타기 할 게 아니라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소신있게 개장 여부를 결정하라. 문제가 없는데도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머뭇거린다면 롯데와 입주상인들은 억울한 피해를 입게 된다. 반대로 완벽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면 서울시는 애꿎은 시민을 끌어들일 게 아니라 책임 있는 조치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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