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배구 국가대표 양효진[사진=김현민 기자]
[진천=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여자 배구대표팀이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 대비해 훈련하는 진천선수촌. 양효진(25·현대건설)은 지난 26일 두 시간에 걸친 오후 훈련을 마치고 선수들이 물러난 뒤 다시 코트에 들어섰다. 어창선 코치(46)의 지시에 따라 왼쪽 공격수 박정아(23·기업은행)가 때리는 공을 향해 연신 네트 위로 손을 뻗었다. 동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곧고 긴 팔로 공격을 막아냈다. 공이 손이나 팔에 와 부딪치는 자리와 튀어 나가는 방향이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으면 잠시 인상을 찌푸리고는 자세를 고쳐 잡았다. 15분 동안 가로막기(블로킹) 중심으로 개별 훈련을 한 양효진의 이마와 얼굴에는 금세 굵은 땀방울이 흘렀다. 그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아시안게임에 초점을 맞춰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했다.양효진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20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하는 여자배구 대표팀의 선수구성에서 매우 중요한 퍼즐이다. 이선구 감독(62)은 왼쪽 팔꿈치를 다쳐 재활 중인 그를 최종 명단(12명)에서 제외하지 않았다. 높이와 공격 능력, 국제경험이라는 그의 경쟁력을 믿기 때문이다. 양효진은 지난 17일 마카오에서 끝난 2014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그랑프리 예선까지 벤치에서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보며 흐름을 익혔다. 다음달 6~12일 중국 심천에서 열리는 아시아배구연맹(AVC)컵부터는 경기에 나간다. 그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은메달에 그쳐 우승에 대한 생각이 간절하다"고 했다. 이어 "내가 대표팀에서 해야 할 몫이 분명하다. (김)연경 언니의 공격력을 받쳐주기 위해 맡은 역할을 충분히 해야 한다"고 각오를 말했다.양효진의 가세는 가로막기가 약한 대표팀에 큰 힘이 된다. 이 감독은 "끈끈한 수비와 블로킹만 보완하면 세계 정상권 팀들과도 해볼 만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양)효진이에게 가로막기 훈련에 집중하라고 주문하고 있다"고 했다. 대표팀은 3일 끝난 그랑프리 예선 1주차 세 경기에서 가로막기 스물두 개를 했다. 아시안게임 조별예선에서 만나게 될 태국은 스물네 개를 기록했다. 금메달 경쟁 상대인 중국은 2주차 예선에서 마흔여덟 개, 일본은 스물여섯 개를 기록했다. 양효진은 키 190㎝로 대표팀에서 주 공격수 김연경(26·페네르바체·192㎝)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체격이 크지만 상대 공격수를 재빨리 따라붙고, 점프 타이밍도 좋다. 국내 프로배구에서 2009-2010시즌부터 다섯 시즌 연속 가로막기 상을 받았다. 특히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는 세트당 1.044개(113세트에서 118개)를 기록, 뛰어난 센터임을 입증하는 '세트당 가로막기 1개'의 벽을 넘었다.
여자 배구대표팀 센터 양효진이 가로막기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양효진은 헌신적인 선수다. 이 감독은 "대표팀에 모인 선수들은 모두 소속팀의 주축 선수들이라 좋지 않은 토스에는 속공을 시도하지 않는다"며 "국가대표로서 헌신하겠다는 자세를 심어주고 훈련을 통해 득점 기회를 다양하게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양효진은 지난 시즌 속공으로도 97점(성공률 58.79%)을 올려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덕분에 외국인 공격수들을 제치고 센터로는 이례적으로 공격종합 1위(공격성공률 51.38%)까지 차지했다. 양효진이 가운데서 중심을 잡는다면 대표팀 선수들의 전체적인 위치 선정도 마무리된다. 이 감독은 김연경을 오른쪽에 배치해 공격에 집중하도록 할 계획이다. 오른쪽에서 주로 뛰던 김희진(23·기업은행)은 센터로 복귀해 양효진과 호흡을 맞추고, 서브리시브와 공격을 병행하는 왼쪽 공격수 자리는 이재영(18·선명여고)을 세울 예정이다. 박정아가 교체선수로 왼쪽과 오른쪽을 병행하며 부족한 곳을 메운다. 전열을 정비한 대표팀은 중국, 베트남, 이란, 태국, 카자흐스탄, 일본, 대만 등이 참가하는 AVC컵에서 조직력을 점검한 뒤 13일 귀국, 아시안게임을 위한 마무리 훈련을 한다. 양효진 프로필▶생년월일 = 1989년 12월 14일 ▶출생지 = 부산광역시 ▶체격 = 190㎝ 72㎏ ▶학력 = 부산수정초등학교 -부산여자중학교-부산남성여자고등학교▶포지션 = 센터 ▶소속팀 = 현대건설 ▶가족 = 아버지 양진열(56) 어머니 장성순(50)씨의 1남1녀 중 둘째▶국가대표 경력-2008년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 -2009년 월드그랑프리,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 월드그랜드챔피언스컵-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2012년 런던올림픽▶수상경력-2009년 월드그랜드챔피언스컵 블로킹상-2010년 NH농협 V리그 여자부 블로킹상-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배구 은메달-2011년 NH농협 V리그 여자부 블로킹상-2012년 NH농협 V리그 여자부 블로킹상-2013년 NH농협 V리그 여자부 블로킹상▶2013~2014시즌 정규리그 성적-공격종합 1위(51.38%)-속공 1위(58.79%)-블로킹 1위(세트당 1.044개)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김현민 사진기자 kimhyun81@asiae.co.kr<ⓒ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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