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준의 골프파일] 'PGA투어가 잘 나가는 이유'

팀 핀첨 PGA투어 커미셔너가 소그래스TPC에서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참여해 온 몸에 얼음물을 쏟아붓고 있다. 사진=PGA투어닷컴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팀 핀첨(미국). "지구촌 골프계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커미셔너다. 1994년 6월에 취임해 20년째 롱런하고 있다. 연봉은 130만 달러 안팎이지만 보통 400만 달러 이상의 보너스를 받아 연간 500만 달러(51억원)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고소득자다. 보너스는 매년 다르지만 큰 차이는 없다. "타이거 우즈와 함께 PGA투어를 '빅 리그'로 성장시킨 주역"이라는데 이견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 프레지던츠컵과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창설, 1000만 달러(103억원)의 천문학적인 보너스를 주는 페덱스컵 등 다양한 형태의 빅 매치를 만들었고, 거대한 스폰서를 유치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동력은 어디든지 달려가는 부지런함과 부단한 노력, 그리고 역발상이다. 1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 소그래스TPC 17번홀에서 온 몸에 얼음물을 쏟아 부은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바로 미국루게릭병협회(ALS)의 모금 운동 '아이스 버킷 챌린지'다. 지목받은 사람이 24시간 이내 얼음물을 뒤집어쓰거나 100달러를 기부하는 프로그램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 미국의 저명인사들이 줄줄이 등장해 최근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대다수 인사들은 얼음물을 붓고 100달러도 내고, 재력가들은 여기에 거액의 기부금까지 더한다. 핀첨 역시 ALS로 사망한 톰 왓슨의 캐디 브루스 에드워즈를 기리며 기금을 출연했다. 동분서주 다음은 아이디어다. 야구의 '플레이오프'를 롤 모델로 삼은 페덱스컵이 대표적이다. 지난해부터는 10월에 시즌을 여는 역발상을 선보였고, 올해는 홈페이지 개편과 PGA챔피언십의 위상을 높이는 내실 다지기에 공을 들였다. 전 세계 어디에서든 선수들의 샷을 동영상까지 볼 수 있는 첨단시스템이 구축됐고, PGA챔피언십은 "4대 메이저 가운데 가장 격이 떨어진다"는 혹평이 나오자마자 총상금을 1000만 달러로 늘려 위상을 정립했다. 가장 큰 매력은 기본에 충실하다는 점이다. 마이크 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커미셔너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눈앞의 흥행에 급급해 빅 스폰서인 에비앙의 요구에 굴복해 5개 메이저라는 기형적인 시스템을 운영하는 등 '자승자박(自繩自縛)'이 이어지는 상태다. 이 때문에 5개 가운데 4개만 우승하면 '그랜드슬램'이라는 역사를 왜곡시키는 행위조차 서슴지 않고 있다.핀첨은 그러나 '소탐대실(小貪大失)' 마케팅은 아예 처음부터 배제한다. 메이저 승격을 학수고대하는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을 그대로 두면서도 메이저에 버금가는 흥행요소를 가미해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내년부터는 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 조별리그를 도입해 마치 축구의 월드컵 같은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다. 잘 나갈 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 노력하는 '핀첨 마케팅'이 프로골프투어의 교과서가 되고 있다.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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