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오진희 기자]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 첫 메시지로 '평화'를 제시했다. 14일 오후 청와대를 예방, '공직자·외교사절단에게 한 연설에서 '평화' 12번, '정의'와 '희망'은 각각 6번이나 언급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강조했다. 특히 한반도의 평화가 전 세계 평화의 초석임을 역설하고 평화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 것을 주문했다. 평화에 대해서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게 아니라 정의의 결과"라며 "정의는 과거의 불의를 잊지는 않되 용서와 관용, 협력을 통해 이뤄진다"고 강조했다.교황은 "희망은 위대한 선물이며 우리는 우리가 희망하는 목표를 위해 결코 좌절해서는 안 된다"고 피력하며 "한반도의 화해와 안정을 위한 노력만이 지속적인 평화로 가는 유일하고도 확실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방한 소회와 관련, "고요한 아침의 나라 한국에 와서 한국의 국민들과 풍요로운 역사· 문화의 아름다움을 접하게 돼서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교황은 "우리는 우리가 희망하는 목표들을, 한국 국민만이 아니라 전 세계인이 결코 좌절하지 말고 추구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제6차 아시아 청년 대회에 관해 "광대한 아시아 대륙에서 모인 가톨릭 청년들이 그들의 공통 신앙을 경축하는 자리"라며 "이번 방한 중에 그리스도 신앙을 위해 순교한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 동료 순교자들을 복자 품에 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한국 문화에도 깊은 이해를 표시했다. 교황은 "한국 문화는 연장자들의 고유한 품위와 지혜를 잘 이해하며, 사회 안에서 그분들을 존경한다. 우리 가톨릭 교우들은 자신의 믿고 따른 진리를 위해 순교한 선조들을 공경하며 (순교자들은) 온전히 하느님과 이웃의 선익을 위해 사는 법을 우리에게 가르쳐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혜롭고 위대한 민족은 선조들의 전통을 소중하게 여기며 젊은이들을 귀하게 여긴다"고 말했다.젊은이들에게는 "과거의 전통과 유산을 물려받아 현재의 도전들에 적용할 사람들"이므로 "이번 청년 대회와 같이 젊은이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는, 우리 모두가 그들의 희망과 관심사를 들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한 "우리는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들을 다음 세대에 얼마나 잘 전해 주고 있는지, 그리고 어떠한 세상과 사회를 그들에게 물려주려고 준비하고 있는지 성찰하라"라고 주문했다.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교황은 "평화의 부재로 오랫동안 고통을 받아온 한국에서는 한반도의 화해와 안정을 위한 노력만이 지속적인 평화로 가는 유일하고도 확실한 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의 평화 추구는 이 지역 전체와 전쟁에 지친 전 세계의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우리 마음에 절실한 대의"라고 말했다.외교종사자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교황은 ""평화를 추구하는 것이 모두에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외교 활동에 종사해 인류 가족의 공동선을 추구하는 분들에게는 더 큰 도전"이라며 "화해와 연대의 문화를 증진시켜 불신과 증오의 장벽을 허물어 가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교는 가능성의 예술이며, 평화란 상호 비방과 무익한 비판이나 무력시위가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참을성 있게 들어줘야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치의 지도자들에게는 "극적으로 우리 자녀들을 위해 더 나은 세상, 더 평화로운 세상, 정의롭고 번영하는 세상을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지향해야 한다"며 "우리는 점점 더 세계화되는 세상 안에서 공동선과 진보와 발전을 단순히 경제적 개념으로가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사람을 중심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부분의 선진국처럼 한국도 중요한 사회 문제들이 있고, 정치적 분열, 경제적 불평등, 자연 환경의 책임 있는 관리에 대한 관심사들로 씨름하고 있다"며 "사회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열린 마음으로 소통과 대화와 협력을 증진시키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충고했다.또한 "(정치가) 가난한 사람들과 취약 계층 그리고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각별히 배려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그들의 절박한 요구를 해결해 주고 인간적·문화적으로 향상될 수 있도록 도와주라"고도 말했다. 끝으로 교황은 "한국의 민주주의가 계속 강화되기를 희망한다"며 "오늘날 절실히 필요한 “연대의 세계화”에서도 한국이 앞장서 주기를 바란다"고 피력했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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