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최경환 세법'이 지갑을 열게 하려면

정부가 어제 최경환 경제팀의 경제활성화 정책을 반영한 올해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예고된 대로 기업소득을 가계소득으로 환류시켜 내수를 키우기 위한 세제상 유인이 그 얼굴이다. '근로소득 증대세제, 배당소득 증대세제, 기업소득 환류세제'라는 '3대 패키지'로 그렇게 하겠다는 것이다. 중소·중견기업의 가업승계에 대한 세제지원을 확대하는 등 기업인들의 숙원 몇 가지도 풀어주기로 했다. 퇴직금을 연금으로 수령하면 세금부담이 줄어들게 하겠다는 등 국민 노후생활 안정에도 신경 썼다. 이번 세법개정안의 성패는 그 주된 정책의도를 얼마나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실현하느냐에 달려 있다. 국회의 심의·의결 과정에서 발목이 잡히면 입법이 지연될 수 있고, 국회를 통과한다 해도 그 내용의 대부분이 내년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효과 발현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따라서 정부가 세법개정안을 작성해 국회에 제출한 것으로 해야 할 역할을 다했다는 태도로 손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국민 여론에 귀를 열고 여당과 함께 야당과의 이견조율에 적극 나서서 조속한 입법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입법 이후의 후속조치는 물론 그 사전준비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이번 세법개정안의 기본방향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수출보다 내수에 초점을 두고 기업소득이 투자·임금·배당으로 원활하게 환류되게 하겠다는 계획은 경제정책 기조의 획기적 전환이라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세부 대책에 들어가서는 부자나 대기업에 유리하다거나 실효성이 의문시된다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예컨대 대주주 배당에 대한 분리과세 혜택은 부자감세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3년 평균 초과 임금증가분 중 중소기업은 10%, 대기업은 5%에 대해서만 세액공제를 도입하는 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겠느냐는 의문도 있다. 비정규직의 지위 및 임금 개선을 유도하는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들린다. 재원대책 없는 확대재정 정책에 따른 재정건전성 악화도 우려된다. 이런 비판과 우려에 대해 정부는 성실하게 답변하고 필요하다면 세법개정안을 수정·보완하는 노력도 마다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이해관계에 따른 저항을 극복하고 경기활성화를 앞당겨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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