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펀드 미스터리 쇼핑 주의보 

'과도한 규제' 불만에 금융당국 '응당한 조치'

금융감독원 로고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금융당국이 펀드 판매사에 대한 미스터리 쇼핑(암행 감찰)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증권사들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침체에 빠진 펀드 시장을 더욱 어렵게 하는 처사"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각 증권사들은 금융감독원 검사결과가 지난 15일 발표된 뒤 펀드 불완전 판매 예방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금감원은 "증권사, 은행 등을 점검한 결과 펀드의 불완전 판매가 만연했다"며 "미스터리 쇼핑을 연중 수시로 진행하겠다"고 공언했다. 지금까지 미스터리 쇼핑은 연 1회 실시됐다. KDB대우증권은 자체 미스터리 쇼핑 횟수를 늘리기로 했다. KDB대우증권 관계자는 "자체 미스터리 쇼핑 시행 횟수와 대상 상품을 확대할 방침"이라며 "평가 결과가 부진할 경우 해당 영업점에 시정을 요구하는 동시에 완전 판매 이행계획서를 제출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대투증권은 "이달 중 펀드를 포함한 모든 금융투자 상품의 판매 실태를 점검하겠다"며 "또 매월 셋째 주 수요일을 '건강한 금융 검진의 날'로 지정해 영업점별 판매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은 기존에 해오던 금융소비자 보호 교육 등을 활발히 이어갈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도 담당 부서에서 불완전 판매를 뿌리 뽑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중이다. 이처럼 증권사 등 펀드 판매사들이 1년 내내 긴장감을 갖고 미스터리 쇼핑에 대응한다면 펀드 불완전 판매가 상당 부분 개선될 것으로 금감원은 내다보고 있다. 이승우 금감원 금융경영분석실 팀장은 "종전에는 1년에 한 번 있는 미스터리 쇼핑을 1~2개월 간 실시하다 보니, 착수 후 조금만 시간이 흐르면 판매사들이 알아채고 방어를 하게 돼 점검 효과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며 "앞으로 한 달에 1~2회, 3일씩 미스터리 쇼핑을 펼쳐 부적합 상품 권유 등 불완전 판매 행위를 실질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미스터리 쇼핑 후에는 각 판매사별 등급이 공표된다. 그러나 한 증권사 관계자는 "펀드 환매가 계속되는 등 금융투자업계가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금감원의 이번 조치로 부담이 더 늘어났다"며 "자본시장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정부의 공약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다른 관계자는 "과거 피조사 경험에 비춰보면 각 회사 일부(10~20%) 영업점에서만 정부의 미스터리 쇼핑이 이뤄지기 때문에 조사결과가 대표성이 떨어질 소지가 있다"며 "주로 주부 등 아르바이트원들로 구성된 미스터리 쇼퍼(조사원)의 점검 방식도 수준 이하였던 적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승우 팀장은 "미스터리 쇼핑 강화는 투자자 보호나 금융투자업계 기본 질서와 맞닿아있는 사안이므로 과도한 규제라기보다는 응당한 조치라고 생각한다"며 "적은 표본 수, 조사원 자질 등의 문제는 차츰 보완해 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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