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포럼] 약물 중독성 연구로 국민 건강 지키자

서정욱 안전성약리연구센터장

약은 쓰기 나름에 따라 약(藥)이 될 수도 독(毒)이 될 수도 있다. 최근 마약류에 대한 무분별한 남용으로 연예계는 물론 일반 시민들도 되돌아 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 경우가 많다. 나중에 후회해 본 들 이미 때늦은 반성이고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우리나라는 수면내시경 등 가벼운 처치에 많이 사용되는 비교적 안전하다고 알려진 마취제인 프로포폴이 연예인은 물론 일반인에게서도 남용돼 사망사례와 이를 처방한 의사가 사체유기까지 하는 등 크게 사회 문제가 됐다. 그리고 가장 최근의 연예인의 암페타민 밀반입 사건이 불거져 시회 문제화되고 있다. 해외 직접구매의 증가로 일반인에 의한 국제우편 불법 마약류의 반입 적발 건수가 2011년 92건에서 2013년 139건으로 급증하고 있다는 통계도 나왔다.이러한 법망을 피하기 위해 마약법에 지정된 마약은 아니지만 이와 유사한 구조의 중독성을 가진 신종 마약류가 증가하고 있고 특히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 다이어트, 기분전환 등의 문구로 일반인들을 유혹해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법망을 피한 이러한 신종 마약류에 대한 관리를 위해 임시마약류 제도가 2011년 도입돼 2014년 7월 현재 식약처로부터 이미 80개의 임시마약류가 지정 공고됐다. 임시마약류로 지정되면 남용실태, 실제 물질의 중독성 평가 등의 조사는 물론 과학적 평가를 거쳐 마약류로 지정되거나 중독성이 없다면 임시마약류로부터 해제된다. 급증하는 임시마약류의 중독성 평가를 위해 식약처는 2014년 마약류 안전관리 선진화 연구 사업단을 구성해 앞으로 5년 동안 늘어나는 임시마약류의 과학적 대처방안을 연구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국내 여러 대학과 정부출연연구소인 안전성평가연구소가 공동 참여하고 있다. 진통제, 마취제, 향정신병약 등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새로운 신약의 개발에 있어서도 중독성 연구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새로운 약이 중독성을 유발 한다면 그 약효와 비교해 효용성이 있을 때 새로운 약으로 승인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새로운 약으로 승인 되더라도 중독성이 있다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엄격히 관리돼야 함은 물론 그 약을 처방하는 의사는 약물의 중독성에 주의해 환자에게 처방해야 한다.미국, 유럽은 물론 일본에서도 신약을 개발할 때 중독성 연구실험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이에 맞춰 과학적 평가를 실시하고 있으며 자국의 연구기관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 동안 마약류 연구를 위한 식약처와 대학의 약물 중독성 연구가 이루어져 왔으나 신약개발을 위한 시험기관에서의 중독성 연구가 가능한 기관이 없었다. 이 부분은 그동안 제약사에서 해외 기관에 맞기고 있는 실정이었다. 사람에게 사용하기 전에 비임상에서의 약물의 중독성은 크게 신체적 의존성과 정신적 의존성으로 나눠 평가 할 수 있다. 신체적 의존성은 장기간 약물 투여 후 금단기간 동안 나타날 수 있은 여러 가지 신체적 변화를 관찰함으로써 의존성을 평가하는 방법이다. 정신적 의존성은 약물의 강화 효과를 평가하는 방법으로써 약물의 갈망 정도를 측정하는 실험이다. 대표적인 시험방법은 약물자가투여시험과 조건장소선호도시험 등이 있다. 정부 출연연구소인 안전성평가연구소에서는 이러한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신약개발 시에 필요한 약물의 중독성 연구를 지원하고 또한 국가적 안전과 관련된 마약류에 대한 대처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비임상에서 약물 중독성 연구 체계를 2013년부터 3개년에 걸쳐 확립 중에 있다. 어떤 약이든 신약이 개발되면 그 중독성을 미리 파악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약은 인간을 이롭게 하기도 하지만 검증되지 않는 상태에서는 심각한 피해를 끼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될 일이다.서정욱 안전성약리연구센터장<ⓒ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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