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행좌석 입석 금지 첫날 ‘출근길 대란’은 피했으나…

일부 노선 승객 몰리면서 30~40분씩 기다리거나 전철역으로 발길 돌려 …증차 및 노선정비 필요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16일 수도권 직행 좌석버스의 입석운행이 금지된 첫 날, 휴가철과 대학생 방학 등으로 우려했던 ‘출근길 대란’은 피했으나 승객이 몰리는 일부 노선에선 탑승을 못한 시민들이 전철역으로 향하느라 혼란을 빚기도 했다.이날 출근길 인천 구월동 신세계백화점 앞 버스정류장. 인천 동막역을 출발해 서울역으로 가는 1300번 광역버스를 기다리는 승객 10여명이 줄을 서 있다. 회사원 김모(32.여)는 “오늘부터 입석이 안되다고 해서 평소보다 20분정도 일찍 나왔는데 생각보다 승객들이 몰리지 않은 것 같다”며 “입석이 금지되면 버스를 못 타는 경우도 생기겠지만 편히 앉아서 갈 수 있다는 점에선 바람직한 정책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또 서구 청라국제업무단지에서 출발해 강남역으로 가는 9300버스의 경우 평소 보다 배차 간격이 5~10분 더 줄어 승객불편을 덜었다. 이날 인천시 공무원들이 버스에 탑승해 검검한 결과 출발지에서 부천 송래 남부역, 구산사거리를 거쳐 외곽순환도로를 빠져나갈 때까지 입석을 한 승객은 한 명도 없었다.반면 일부 노선의 경우 버스를 놓친 승객들이 부랴부랴 전철역으로 발길을 돌리며 행정에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오전 7시10분 경기도 수원시 우만동 경기지방경찰청 앞 버스정류장. 이 곳은 수원에서 강남과 서울 도심으로 가는 대부분의 직행좌석버스가 거쳐간다. 평소에도 자리가 없어 서서가는 승객들이 많은데 이날은 입석금지까지 더해지면서 버스를 타려는 승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얼추 추산해도 족히 40명 이상이 정류장 한켠을 차지하고 길게 늘어섰다. 하지만 길게 늘어선 줄은 쉽사리 줄지 않았다. 이 곳을 거쳐가는 대부분의 직행좌석버스들이 출발지점인 수원 영통과 광교, 수원남부버스터미널에서 이 곳까지 오면서 10여곳 이상에서 정차, 손님들을 태우는 바람에 좌석이 남지 않아서다. 버스들은 앞쪽 승차 문에 ‘좌석이 없습니다’라는 문구를 내걸고 그냥 통과하기 일쑤였다.상황이 이렇자 일부 승객들은 택시를 타고 지하철역으로 향하는 모습도 보였다.수원 광교신도시에 사는 오모(52)씨는 “수원과 성남, 용인 등 출퇴근 버스를 보면 앉아가는 사람보다 서서가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그런데도 대충 몇백대 버스 증차하고 배차간격 줄인다고 해서 입석금지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한 정부의 탁상행정에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경기도 관계자는 “현장에 나가있는 시군 및 버스업계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입석금지 첫날치고는 원만하게 운행되고 있다는 보고가 많다”며 “출근시간에 쫓긴 아주 긴박한 승객들은 다소 탄력적으로 입석으로 태워 실어나르기도 했다”고 말했다이날 각 지자체와 운송업체는 출근시간대 버스를 집중적으로 배차하고 현장점검에 나서면서 출근대란을 피했지만 여전히 증차버스가 부족하고 노선정리도 미비한 점에 대해선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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