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절판된 '변경'…개정작업 끝에 재출간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이문열의 대하소설 '변경'이 민음사에서 재출간됐다. 195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에 이르는 한국사회의 파란만장한 연대기를 배경으로 월북한 아버지를 둔 삼남매의 성장과정을 다룬 이 소설은 이문열 작가가 이미 출간한 책을 대폭 수정해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됐다. 이문열 작가는 '변경'을 다시 내며'라는 서문을 통해 "되도록 '변경' 초판을 변조하거나 증보함이 없이, 교정 또는 추고의 범위 안에서 손을 보고 재출간하려 했다. 그러나 이제 와서 보면 초판을 쓴 내 40대도 아직 원숙을 자부하기에는 일렀던 듯, 그 정도의 손질로는 바로잡을 수 없는 오류와 불철저함이 곳곳에 있어 쉽게 원고를 출판사에 넘길 수 없었다"고 밝힌다. 이 작가가 이미 나온 책을 다시 수정해 재출간한 것은 이번이 '사람의 아들' 이후 두 번째다. 지난해 6월에 손대기 시작해 꼬박 1년을 매달린 결과다. 작가는 원래 1980년대 이후를 배경으로 또 다른 소설을 쓰기 위해 이 작품 곳곳에 미결로 남긴 장치들을 숨겨놓았다. 하지만 '변경'은 '변경'으로 완결하고, 이후의 이야기는 독립적인 형태로 쓰겠다고 결정함에 따라 개정작업이 진행됐다. '변경'은 1940~50년대를 배경으로 월북한 남한 지식인 '이동영'을 다룬 '영웅시대'의 속편으로, 남한에 남겨진 그의 자식들 명훈, 영희, 인철 삼남매의 격렬하고 비극적인 삶을 보여 준다. 작품은 1986년 집필을 시작해 1998년 12권의 책으로 출간됐다. 이후 2001년 작가의 정치적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이 불매운동이 일어났고, 이에 분개한 작가는 2003년 '변경'을 절판시킨 뒤 미국으로 떠났다.이문열 작가는 "'변경'은 시간적이기보다는 공간적 개념으로 거창하게 말하면 일종의 지정학적 장(場) 이론에 거칠지만 통시적인 제국주의론을 얼버무린 나 나름의 인식 틀"이라고 설명한다. (전권 12권. 민음사. 각 권 1만3500원)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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