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개혁 이전 작성된 인천지역 호적대장 유일… 19세기중엽 영종도 생활상 담겨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 시립박물관은 19세기 중엽 인천 영종도 주민들의 인적사항이 담긴 ‘영종호적자료(사진)’를 복제하는데 성공, 14일 일반에 공개했다.영종호적자료의 정식명칭은 ‘동치 6년 정월 일 영종방영 금정묘식장적책(同治六年正月 日永宗防營今丁卯式帳籍冊)’으로 1867년(고종 4년)에 영종방어영(永宗防禦營)에서 호구조사를 시행한 후 만든 호구장적(호적대장)이다. 당시 관할인 영종도 영하면, 전소면, 후소면과 용유면 삼목면 등 5개 지역에 거주한 주민들의 인적 사항이 상세하게 등재돼 있다.
영종호적자료
가로 57㎝, 세로 40.1㎝ 크기에 93쪽 분량의 영종호적자료는 1894년 갑오개혁 이전에 작성된 인천지역의 호적대장으로는 유일하다. 특히 해안방어 군영이 설치된 도서지역의 호적대장이 전라도 청산도의 1876년도 호적대장과 함께 단 2책에 불과하다는 점 등에서 그 자료적 가치가 매우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이 자료의 분석 연구를 통해 조선시대 인천 도서지역에서 거주했던 주민들의 생활상을 복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복제된 자료에 따르면 당시 영종지역에는 908호의 주택에 2781명이 거주했으며, 남자가 1552명으로 여자보다 323명 많았다. 하지만 당시 호적에 기재된 인구에는 딸이나 손녀가 누락된 점을 감안하면 남녀별 인구비는 별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또 전체 인구 중에 30~40대가 51%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주민 중 상당수가 군직(軍職)에 종사했던 것으로 기록돼 있다.영종호적자료는 현재 일본 동경국립박물관에 소장돼 있다시립박물관 관계자는 “영종호적자료 복제 입수가 비록 종이 책자의 기록 내용이기는 하나, 옛 삶의 터전을 잃고 일본에 가있던 ‘19세기 중엽 영종도 사람들의 인천 귀향’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어 지역사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한편 이 자료를 발굴할 수 있었던 데는 인하대 한국학연구소 임학성 교수의 노고가 컸다. 임 교수는 호적자료가 동경국립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사실을 조사한 후 2007년 자료의 마이크로필름을 복사해 인천역사자료관에서 ‘역주 영종진호적자료’를 간행함으로써 그 존재를 국내에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시립박물관은 다음달 29일 인하대 한국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영종호적자료에 대한 분석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학술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사회문화부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