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美서 공장 건설 잇단 러브콜에 고민-요청 저버리기도…경제성 무시 할 수도
정몽구 회장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중국과 미국 등 세계 주요국의 완성차 공장 건설 요청에 현대자동차그룹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해당국의 요청을 저버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경제성을 무시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2일 완성차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허베이성(하북성)과 미국 앨라바마주 정부가 현대차그룹에 공장건설을 요청하고 있다. 허베이성은 충칭(중경)과 현대차 4공장 유치를 놓고 경쟁했던 지역이다.현대차 4공장이 사실상 충칭으로 결정됨에 따라 허베이성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자동차 공장을 유치키로 하고 현대차에 공장 설립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가 환경보호 분야에 우리 돈 400조원을 투입키로 하는 등 공해 억제를 공식화 한 만큼 친환경 자동차 공장을 유치, 정부 정책과 세수 확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중국 허베이성은 이같은 내부방침을 정해놓고 중국 중앙정부에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하지만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자동차는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자동차라는 점에서 기술 유출 등의 우려로 완성차업체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현대차 역시 마찬가지다. 중국 정부의 '징진지(京津冀: 베이징,톈진,허베이)' 일체화 발전 프로젝트에 맞춰 허베이성에 친환경 완성차 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사실상 무리라는 지적이다.기술유출 문제는 물론 그동안 중국 서부개발 프로젝트에 맞춰 충칭 완성차 공장 건설을 진행해 온 만큼 중국 동북부 지역에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는 것은 경제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판단이다.현대차가 중국 북경투자집단으로부터 충칭공장 건설에 대한 최종 승인을 받았지만 착공식을 미루고 있는 것도 허베이성의 적극적인 구애 때문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가 충칭에 이어 허베이에 15만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건설한다는 이야기가 중국 현지에서 나오고 있지만 현대차로서는 경제성 등 타당성이 없어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미국 앨라바마주 역시 현대차에 앨라바마 2공장 건설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현대차 앨라바마공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앨라바마공장은 지난해 모두 39만9900대를 생산했다. 이는 연간 생산능력 37만대를 초과한 것이다. 공장은 24시간 3교대로 풀가동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5월까지 앨라바마공장은 16만1489대를 생산, 올해 생산량도 39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현대차 역시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경제성이 고민이다. 인근에 있는 멕시코 기아차 공장 착공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도 부담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공장을 유치하려는 각국 또는 주정부 등이 세제혜택, 부지 제공 등을 내세워 러브콜을 하고 있다"며 "현대차로서는 경제성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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