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연비' 검증 엇박자…앞으론 일원화되고 소비자 보상 길 열린다

부처간 각각 다른 연비조사 결과에 소비자 혼란 가중.. 법개정 통해 보상 의무규정 넣기로

-부처간 각각 다른 연비조사 결과에 소비자 혼란 가중-법개정 통해 보상 의무규정 넣기로[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국내에서 처음으로 자동차 연료소비율(연비) 부적합 판정이 나왔다. 하지만 업계와 소비자의 혼란은 가중돼 논란이 더 뜨거워지게 됐다. 연비 검증을 하는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재검사에서도 서로 다른 결과를 내놓아서다. 앞으로는 국토부와 산업부의 연비 측정 기준이 까다로운 방향으로 단일화된다. 또 연비 부풀리기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에게 제작사가 손해액을 보상하도록 하는 법안마련도 속도를 내고 있어 소비자 구제도 쉬워지게 된다.◆향후 연비 속이면 소비자보상 의무화= 26일 정부의 연비 재검사 결과 발표 후 당장 업계와 소비자는 어떤 기준을 따라야할지 혼란에 빠졌다. 정부가 서로 다른 측정값을 발표한 탓에 개별 소비자의 피해보상 소송은 결론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현행 법에는 연비를 부풀려 표시한 것이 드러나도 과징금이나 과태료 외에 소비자에게 보상토록 하는 명확한 규정이 없다. 국토부의 자동차관리법에는 경미한 결함으로 분류되는 연비 부풀리기는 공개하되 시정조치를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돼 있다. 연비를 부풀렸다고 결과가 나와도 현재는 제작사가 자발적으로 보상하지 않는 이상 소비자가 소송에 참여해야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국토부는 앞으로 제작사가 연비를 부풀린 사실이 드러나면 소비자에게 손해액을 보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16일 이종진 새누리당 의원 등 11명은 이 같은 내용의 '자동차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원 입법 형태로 발의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제조사가 밝힌 연비보다 효율이 낮은 경우 소비자가 보상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시정조치를 하지 않으려면 이에 해당하는 경제적 보상을 해야 한다. 제조사는 경제적 보상 계획을 국토부에 제출하고 향후 진행 상황도 보고해야 한다. 그럼에도 정부가 보상금액을 강제할 수는 없다. 제조사가 제시한 보상금액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소비자가 제조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권석창 국토부 자동차정책기획단장은 "제조사가 제출한 보상 계획에 대해 국토부는 일정 범위 내에서 가이드성 의견을 줄 수 있지만 강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부처간 엇박자…반쪽짜리 결과= 전날 국토부와 산업부는 같은 차종에 대해 다른 검사 결과를 발표하며 혼란을 키웠다. 국토부는 지난해 현대차 '싼타페 2.0 디젤 2WD'와 쌍용차 '코란도스포츠 2.0 DI'의 연비를 검증한 결과 이들 차량의 연비가 부풀려졌다고 했다. 도심연비와 고속도로연비(산업부 기준), 이 둘을 합친 평균값인 복합연비(국토부 기준) 모두 신고치 대비 7.2~10.7% 낮아 허용오차범위(5%)를 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업부는 "두 차의 신고연비가 오차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며 적합 판정을 내렸다. 정부는 재검증 결과가 1차 검증결과를 대체할 수 없다고 판단, 지난해 1차 검증 결과를 각각 발표했다. 다만 부적합 판정을 내린 국토부가 현대차와 쌍용차에 과징금 처분을 내리는 것에 대해선 인정했다. 연비 부적합 판정으로 자동차 제작사에 과징금이 부과되는 것은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현행 법상 연비를 부풀린 제작사에 최대 10억원(매출의 1000분의 1)의 과징금을 매기도록 돼 있다. 현대차는 상한선에 걸려 10억원, 쌍용차는 2억원의 과징금을 물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제작사가 정부 처분을 따르지 않고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전날 발표 후 현대차와 쌍용차는 조사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정부는 이 같은 혼란을 없애기 위해 부처간 다른 연비 검증기준을 단일화하기로 했다. 도심연비와 고속도로연비 모두 허용오차범위를 넘지 않아야 한다. 연비 사후검증 권한은 국토부로 일원화된다. 모든 차량에 대한 차량주행저항시험도 이뤄져 검증이 한층 까다로워진다. 국무조정실은 이런 내용의 공동고시안을 마련해 다음 달 중 행정예고할 계획이다.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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