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사퇴로 鄭총리체제 당분간 계속…총리 공백 속 국정 부분정상화 모습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후보자 집무실이 있는 통의동 금감원 연수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경호·조슬기나·오현길·이윤재 기자]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자진사퇴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장관 등 후보자 8명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함에 따라 관가의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문 전 후보자의 버티기가 국정공백의 장기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부분적으로는 정상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기재부 "王부총리 온다"= 다음 달 중순께 새 수장 취임을 앞둔 부처는 지연된 국정과제의 재추진과 묵혀둔 부처현안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기획재정부는 최경환 후보자가 취임하면 경제컨트롤타워로서의 위상을 재정립해 집권 후반기의 나라살림과 경제혁신 3개년 계획, 5대 유망서비스업 육성 등에서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재부 안팎에선 최 후보자가 '왕(王)부총리'로 불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 후보자가 새누리당 원내사령탑과 국회 기재위 출신이라는 점에서 경제관련 법안처리도 주목하고 있다. 국회에 계류 중인 경제활성화 법안은 정부가 경기활성화 방안으로 내놓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안과 관광진흥법 개정안, 자본시장법 개정, 클라우드컴퓨팅산업 발전법 등 70여개에 이른다.내부적으로는 인사가 최대 관심사다. 기재부는 현오석 부총리 취임 후 3급 이상 고위직 인사가 없었고 7개월째 공석인 세제실 관세정책관 자리를 비롯해 행정예산심의관, 협동조합정책관, 복권위 사무처장이 빈 자리다. 유관기관이나 다른 부처 이동도 막히다 보니 인사적체가 심각한 수준이다. 최 후보자가 취임하면 국장급 이상 차관까지 대폭적인 인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용부·해수부도 안정 찾을 듯= 고용노동부는 내부출신 장관에 대한 득실이 한창이다. 이기권 후보자가 차관까지 역임한 정통 관료출신이라는 점에서 큰 변화나 충격이 없다는 의견이 많다. 부처 생리를 잘 알다 보니 '우리편'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많다. 박근혜정부 들어 모든 업무의 중심이 노동보다 고용에 쏠려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만큼 노동부문의 기대가 크다. 고용부 관계자는 "내부출신이라 별다른 부담 없이 신임장관의 취임을 준비하는 분위기"라면서도 "오히려 고용부의 장단점을 너무 잘 알아도 문제가 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장관이 유임된 부처의 경우는 청문정국의 바람을 피했다는 안도감과 함께 박 대통령의 재신임에 부응하기 위해 정책드라이브에 시동을 걸 태세다. 해양수산부는 이주영 장관이 유임되며 세월호 사고 수습과 동시에 부처 기능을 정상화해야 할 시점에 들어섰다. 세월호 사고로 인해 대부분의 업무가 중단됐던 탓에 밀린 현안도 산적하다. 불법어업 이슈와 크루즈ㆍ마리나 산업, 해운보증기구 설립, 북극항로 개설, 수산물 유통구조 개선 등이 대표적이다. 사고 이전 검토됐던 차관, 1급 물갈이 인사도 재차 수면위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이르면 7월 인사가 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모든 업무가 세월호에 파묻힐 수는 없기 때문에 부처의 중심을 맞추는 역할을 장관이 해줘야 할 시기"라고 전했다.
팽목항에 상주하며 수염을 기른 모습의 이주영 해수부 장관.[방송화면 캡춰]
◆유임부처 오히려 뒤숭숭= 공정거래위원회는 위원장이 개각 대상이 될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지만 유임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조직은 안정을 찾았다. 올 초 부위원장 이하 국ㆍ과장 인사도 이뤄진 터라 현안에만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노대래 공정위원장의 과거 발언이 불거지면서 한 차례 홍역을 치렀고, 최근에는 건설업체 대표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부적절한 언행이 도마위에 올랐다. 잇따른 위원장의 설화에 공정위 직원들은 위원장의 거취에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농림축산식품부 역시 개각의 화살은 피했지만 끝나지 않은 조류인플루엔자(AI)와 쌀시장 개방 문제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쌀시장 개방 문제는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의 자리가 걸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더욱 조심스러운 움직임이다. 쌀 관세화를 반대하는 농민단체를 설득하고, 이에 대한 반발을 잠재우지 못할 경우에는 관직을 걸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른 측면에서는 장관이 유임된 만큼 올해는 6차산업, 체감농정 등 이 장관의 농정 실적을 내놓아야한다는 부담도 안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는 당장 눈앞에 다가온 여름철 전력수급에 전념하는 등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윤상직 장관 유임 이후 안팎으로 뒷말이 무성하다. 윤 장관이 최 부총리 후보자와 정책 조율 등에서 호흡이 잘 맞을 것으로 내부적으로 기대하는 가운데 조만간 단행될 고위직 인사가 예상보다 큰 폭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환경부는 저탄소차 협력금제도 시행 등 부처 간 갈등을 봉합해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또 규제개혁 흐름 속에서 환경규제를 지켜야 하는 처지다. 윤성규 장관은 유임 이후 "환경을 희생하면서 규제 철폐를 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국무총리비서실과 국무조정실은 안대희ㆍ문창극 후보자의 연이은 낙마의 충격 속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총리비서실은 한편에선 현 정홍원 총리 보좌를, 다른 한편에선 세 번째 총리인사청문준비에 들어갔다. 국조실은 김동연 실장(장관급) 주도하에 규제비용총량제 도입을 포함한 규제개혁를 비롯한 국정과제의 이행과 평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추진되는 정부조직개편과 안전혁신마스터플랜 수립 등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세종=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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