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현지 이모저모
[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2002년 월드컵 주역들 다 몰려왔네2002년 '4강 신화'의 주역들이 브라질 쿠이아바에 모였다. 2002 한ㆍ일 월드컵에서 세계적인 스타 선수들을 꽁꽁 묶었던 송종국 씨과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골든골을 넣은 안정환 씨는 MBC 해설위원으로 쿠이아바를 찾았다. 이영표 씨와 김남일 씨는 KBS 해설위원으로, 한ㆍ일 월드컵 때 유일한 대학생 멤버였던 차두리 선수는 아버지 차범근 전 수원 삼성 감독과 함께 SBS 해설위원으로 중계석에 앉았다. 수문장이었던 이운재 씨는 아레나 판타나우에서 예능 프로그램을 녹화했다. 이영표 해설위원은 "한ㆍ일 월드컵 때 동료가 브라질에 모이니 기분이 새롭다"면서 "한국은 월드컵에서 언제나 어려운 승부를 펼쳤다. 따라서 거꾸로 생각해보면 한국 입장에서 러시아전은 평범한 경기이기도 하다"며 후배들의 선전을 당부했다.◆교민들 25시간 버스타고 와서 응원분투 교민ㆍ여행객ㆍ유학생ㆍ붉은악마 등 각양각색의 '열두 번째 태극전사'도 "대∼한민국"을 목이 터져라 외쳤다. 러시아와의 경기가 열린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나우에는 경기 시작 세 시간여를 앞두고 붉은 태극전사 유니폼을 걸친 한국 팬들이 밀물처럼 몰려들었다. 대표팀 서포터스인 '붉은악마' 회원 100명은 한국에서 브라질로 원정 응원에 나섰다. 이들은 관중석 입장이 시작되기 전부터 경기장 앞에 진을 치고 교민들과 함께 응원전을 시작했다. 상파울루 교민 90여명은 꽹과리, 징, 북 등 전통악기로 무장하고 무려 25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육로로 쿠이아바에 도착했다. 사또, 기생, 장군 등 알록달록한 이들의 복장은 중계 카메라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삼삼오오 지인들끼리 모여서 경기장을 찾은 팬들도 많았다. 국내 대기업의 인턴사원들도 교육 프로그램의 하나로 쿠이아바를 찾아 응원에 가세했다. 이들은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상파울루까지 5시간, 쿠이아바까지 25시간 등 총 30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결전지에 도착했다. 단체 응원단에 소속되지 않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나 상파울루에서 3∼4명씩 찾아온 교민들도 자주 목격됐다.국내 방송사의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연예인들도 관중석 한 편에 자리를 잡고 응원전에 합류했다. ◆손흥민 헤드폰에 웬 검정테이프러시아와의 경기를 앞두고 한국 선수단은 킥오프 한 시간 30여분 전에 경기장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린 손흥민의 흰색 헤드폰에는 정사각형의 검정 테이프가 붙어 있었다. 헤드폰 제조사의 로고를 가린 것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후원사가 아닌 업체의 로고를 가리기 위한 조치였다. FIFA는 지난 2월 브라질의 플로리아나폴리스에서 워크숍을 열어 이번 월드컵에서 하지 말아야할 사항을 각국 축구협회에 공지했는데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애용하는 헤드폰도 '금지 항목'에 포함됐다.귀에 쏙 들어가는 이어폰이 아닌 헤드폰에는 제조 업체의 로고가 크게 노출되는경우가 많아 앰부시(Ambush; 잠복) 마케팅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게 FIFA의 취지다. FIFA의 공식 후원사인 소니가 월드컵 무대에서 다른 업체들의 로고가 드러나는 것을 막고자 강력하게 요청한 사안이었다.◆한국 다음 상대팀, 벼랑으로 몰려18일(한국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미네이랑 주경기장에서 열린 벨기에와의경기에서 1-2로 역전패를 당한 알제리의 취재진은 이날 경기 패인으로 입을 모아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을 지목했다. 알제리 신문 엘 슈루크의 아마라 토픽 기자는 "지나친 수비 위주의 경기 운영이패배를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전반 25분 소피안 페굴리(발렌시아)의 페널티킥으로 먼저 한 골을 넣었지만 이후 지나치게 소극적인 경기 운영을 하는 바람에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토픽 기자는 "벨기에의 경우 선수 교체가 얼마나 제대로 들어맞았느냐"고 되물으며 "할릴호지치 감독은 선수 교체에서도 전혀 이득을 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강한 카리스마로 유명한 할릴호지치 감독은 알제리 언론과 그다지 사이가 좋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알제리 기자들은 "한국과의 2차전에는 다소 공격적인 전술을 구사할 것"으로 기대하며 H조 최강으로 꼽히는 벨기에를 상대로 비교적 접전을 벌인 것에 위안을 삼는 모습이었다.◆밤샘 월드컵표 3명 사고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지는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시청하려 밤을 지새운 중국 축구팬이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신화통신은 월드컵 기간에 중국에서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경기를 관전하던 팬세 명이 사망했다고 17일 보도했다.15일 상하이에서는 39세 남자가 월드컵을 시청하다가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보도에 따르면 평소 고혈압을 앓던 이 남자는 새벽에 열린 우루과이와 코스타리카 경기를 보던 중 소파에서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다.이 남자는 13일 새벽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개막전이 열린 이래 사흘간 밤을 꼬박 새우며 월드컵 경기를 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14일에는 랴오닝성 다롄에서 한때 축구선수 생활을 했다는 51세 남성이 네덜란드와 스페인의 조별리그 1차전 경기를 보던 중 심장마비를 일으켜 사망했다. 같은 날 아침에는 장쑤성 쑤저우에서 25세 남자가 자택의 TV 앞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의사들은 이 남성의 사망 원인이 수면 부족에 있다고 추정했다.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스포츠레저부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