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장 앞둔 서울시 정비시장, “시공권을 잡아라”

중소형에서 초대형까지… 알짜 사업지로 관심 집중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서울시내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장의 시공사 선정 움직임이 빨라졌다. 연이은 유찰사태로 난항을 겪던 곳은 물론 사업비만 '조' 단위의 공사 규모로 건설사들이 부담스러워하던 사업장까지 모두 속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7월 이후 하반기에도 알짜 사업장의 시공사 선정이 예정돼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13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서초 삼호가든4차는 지난달 말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 재건축 본궤도에 올랐다. 사업비만 2000억원, 신축 물량 750여가구로 중형급에 속하지만 재건축이 몰린 강남권에서 나온 올해 첫 수주 소식에 인근 사업지까지 영향을 받았다.삼호가든4차 시공권을 놓친 롯데건설은 비슷한 시기에 종로구 무악2구역 재개발 시공사로 선정됐다. 아파트 195가구를 짓는 사업으로 공사금액은 460억원에 불과하지만 서울 한복판에서 나온 재개발 시공권으로 주목을 받았다.이렇다보니 나머지 정비사업 조합들도 현 분위기에 편승, 시공사 찾기에 혈안이 된 상태다. 지난해 하반기 재개발ㆍ재건축에서 시공사를 찾은 곳인 단 한 곳 뿐인 데다 올 1분기 서울에서도 입찰공고를 진행한 5곳 중 4곳이 유찰되는 등 그동안 반등 기미를 찾지 못해서다.특히 6월 시공사 선정 총회가 예정된 사업장의 경우 이번만은 놓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5수에 도전하는 노원구 태릉현대 아파트다. 2010년 삼성물산ㆍGS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지만 무효 판결을 받아 새 시공사를 찾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오는 21일이 시공사 선정 총회로 효성과 대방건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올해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방배5구역은 28일 시공사가 결정된다. SK건설과 롯데건설 컨소시엄(롯데건설ㆍGS건설ㆍ포스코건설)이 경쟁에 나섰다. 사업비만 1조원이 넘고 단독주택 1200여가구를 아파트 44개동 2557가구로 재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 사저와 불과 500m 거리에 있어 관심이 높아진 상아3차 아파트도 다음달말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다. 재건축 신축 물량이 416가구로 크지는 않지만 100%의 조합원 동의를 받아 사업을 진행하는 탓에 빠른 진행이 예상된다. 규모에 비해 입지는 뛰어나다. 지하철 7호선 청담역을 걸어서 이동이 가능하고 연말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 중 AID역(가칭)이 개통되면 더블역세권 단지가 된다.재개발 시공권도 눈에 띈다. 내달 3일 시공사 선정 입찰이 마감되는 금호14-1구역 재개발 사업지다. 지난 2010년 이수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지만 내부 사정으로 시공권을 다시 내놔 재입찰이 진행 중이다.정비업계 관계자는 "시장 침체 탓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공사 선정을 미뤄오던 곳을 중심으로 다시 속도 높이기에 나서고 있다"며 "수차례 유찰을 기록했던 곳의 경우 입찰조건을 완화해 건설사들의 관심이 다소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달 중순 시공사 선정에 나서는 노원구 공릉동 태릉현대아파트 전경 /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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