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글로벌 화학업체들이 한국을 R&D(연구개발) 기지로 만들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세계적인 수준의 한국 기술력과의 협업을 통해 아시아 시장으로 지배력을 확대해 나가기 위한 계획으로 풀이된다. 최근 세계 10대 화학기업인 솔베이그룹은 이화여대에 '이화·솔베이 연구센터(Ewha·Solvay R&I Center)'를 개소했다. 이를 통해 배터리, 전자 및 자동차 관련 제품 개발을 위한 전세계 주요 현지 고객 및 대학과 협업할 수 있는 확고한 입지를 굳힌다는 방침이다. '이화·솔베이 연구센터'는 약 6,600㎡ (약 2,000평) 규모로 아시아에서 4번째인 솔베이 연구센터이다. 이 새로운 연구센터에는 최근 美 플렉스트로닉스 인수 이후, OLED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을 위한 솔베이의 새로운 연구실이 자리한다. 또한 최적의 에너지 저장과 자동차 산업을 위한 고성장 고부가 가치의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을 겨냥한 소재 연구가 진행된다. 장 피에르 클라마듀(Jean-Pierre Clamadieu) 솔베이 CEO는 “솔베이가 획기적인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전세계 화학산업을 이끄는 혁신적인 선도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연구원들 및 산업체와의 긴밀한 관계가 중요하다”면서 “솔베이의 세계적인 연구(R&I)센터와 이화여대와 같은 최고 명문 대학과의 파트너십은 아시아에서 솔베이의 입지를 강화하는데 중요하며, 과학 학계와 산업 업계와의 산학협력을 확대하고 차별화되는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전략적 기회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특히 솔베이그룹은 2017년까지 1200억원을 투자해 한국에 9만9000㎡ 규모의 생산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세계 1위 화학기업인 독일 '바스프(BASF)'는 올 9월 경기 수원에 있는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에 '아·태지역 전자소재 R&D 센터'를 열어 반도체·디스플레이·태양광 발전 등 첨단소재 기술을 연구한다.바스프는 지난달 디스플레이 재료인 유기전자소재 글로벌 영업조직을 독일 본사에서 서울로 옮겼고 작년에는 아·태지역 전자(電子)소재 사업본부를 서울에 세웠다. 바스프 측은 "한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7개 주요 대학과 연구 협업을 위한 네트워크를 올 초 구축했다"고 말했다.독일의 화학회사 '머크(Merck)'는 경기도 평택을 연구 복합단지로 집중 개발하고 있다. '첨단기술센터'(2010년)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응용연구개발연구소'(2011년)에 이어 내년 3월에는 평택 제2연구소를 연다. 독일 외 국가로는 처음이다. 지난해 10월에는 경기 판교에 생명공학 공정 개발을 위한 '머크·제넥신 바이오기술연구소'를 세웠다.미국 화학기업 셀라니즈 코퍼레이션도 판교에 '첨단기술 연구개발센터'를 최근 열었다. 자동차·전자소재 등에 쓰이는 플라스틱 등을 생산하는 이 회사가 일본을 제치고 아시아에서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에 연구소를 세운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화학기업 '사빅(SABIC)'도 올 3월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에 '전기·전자·조명 기술센터'를 완공했다.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전자·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소재와 자동차용 플라스틱 소재 등에 관한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첨단 소재를 개발한 다음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 적용하고 이를 다른 아시아 국가로 확산시킨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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