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최대 시장인 대중국 수출 전선이 흔들리고 있다. 5월 대중국 수출액이 지난해 5월보다 9.4% 줄었다. 지난해 8.6%였던 대중 수출증가율은 올 들어 4월까지 2.7%로 급격히 둔화되더니만 5월에는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총수출액의 26.1%를 차지한 중국에 대한 수출이 부진해진 데는 여러 원인이 있다. 1차적 원인은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와 수출 감소다. 1분기 성장률이 7.4%에 그쳤고, 4월까지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감소했다. 중국의 수출이 줄면서 한국의 중국에 대한 원ㆍ부자재 수출도 줄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에서 중간재 수출 비중이 73.3%나 될 정도로 높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들이 기술력을 갖춰 한국산에 뒤지지 않는 부품ㆍ중간재를 생산해내는 점도 작용했다. 2차적 원인은 중국의 정책 변화다. 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정책의 방향을 수출 위주의 양적 성장에서 내수 중심의 질적 성장으로 전환(리커창 총리의 리코노믹스)했다. 그 결과 전체 수입에서 가공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대 중반 50%대에서 최근 절반으로 낮아졌다. 그럼에도 한국은 여전히 중국을 임가공 수출기지로 활용하고 있으니 수출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와 달리 경쟁국인 일본과 홍콩은 가공무역 비중을 줄이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한국이 일본을 제치고 대중 수출 1위를 기록했지만, 중국 내수 수입시장 점유율은 4위에 그쳤다. 품질이 높아진 중국 기업의 제품과 외국 기업 사이에 끼어 중국 내수시장 점유율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돼 발효되면 한국산 상품의 수출증가 효과는 적은 반면 값싼 중국산 제품과 농산물이 밀려 들어와 타격을 입을 것이다.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 내수시장을 직접 파고들어야 한다. 가공무역 위주에서 벗어나 품질 좋은 완제품으로 승부해야 한다. 소득과 생활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안전하고 질 좋은 제품을 찾는 중국 소비자를 겨냥해 전자제품ㆍ자동차 등 내구재는 물론 건축자재와 농산물, 식음료ㆍ의류ㆍ아기용품ㆍ환경용품 등 소비재 수출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한류 바람과 연계하는 수출박람회 등 적극적인 현지 마케팅도 필요하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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