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돌아온 유니버설발레단의 로맨틱발레 '지젤'

6월13일부터 17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지젤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지젤(Giselle)'은 '백조의 호수'와 더불어 로맨틱 발레의 대명사로 불리는 작품이다. 탄탄한 드라마적 구성과 발레리나들의 절제된 군무가 돋보이는 '지젤'은 국내에서는 김연아 선수의 피겨 프로그램으로 유명세를 탔다. 오는 6월에는 창단 30주년을 맞이한 유니버설발레단의 '지젤'을 만나볼 수 있다. 그동안 스페인, 이탈리아, 영국, 독일, 일본 등에서 세계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유니버설발레단의 '지젤'이 드디어 6년 만에 국내 팬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 지젤, 죽음을 뛰어넘는 '사랑' = '지젤'은 원래 19세기 프랑스의 낭만주의 시인 고티에가 대본을 쓰고, 작곡가 아돌프 아당이 음악을 맡았다. '사랑의 아픔을 가진 처녀귀신들이 무덤에서 나와 밤마다 춤을 춘다'는 독일 지방의 한 민담이 모티브가 됐다. 1841년 파리오페라발레단에 의해 파리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됐고, 후에 차이코프스키가 '백조의 호수'를 쓸 때 '지젤'의 발레음악을 많이 참고했다고 한다.춤 추기를 좋아하는 시골 아가씨 지젤은 시골 청년으로 신분을 속인 귀족 알브레히트와 영원한 사랑을 맹세한다. 하지만 지젤을 남몰래 흠모하는 사냥꾼 힐라리온이 알브레히트의 신분을 폭로하면서 비극은 시작된다. 여기에 알브레히트의 약혼녀까지 등장하자 지젤은 비통함 속에 괴로워하다 죽는다. 이후 깊은 밤 지젤의 무덤을 찾아온 힐라리온이 윌리(처녀귀신)들의 복수로 죽게 된다. 윌리들이 알브레히트마저 죽이려 하자 지젤은 사랑하는 그를 지키기 위해 나선다. 이 작품에서 '지젤'은 1막과 2막에서 극적인 심리변화를 보여준다. 1막 전반부에서는 사랑에 빠진 순박하고 발랄한 시골 소녀의 모습이지만, 후반부에서는 사랑하는 이의 배신 앞에 오열하며 고통에 시달리는 비극적인 여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다시 2막에서는 죽은 영혼이 되어 애인을 향한 사랑을 지켜내는 숭고한 모습으로 변신한다. 이처럼 '지젤'은 무대에서의 기교뿐만 아니라 내면의 변화를 표현하는 연기에도 능해야 하기 때문에 발레리나라면 누구나 도전하고 싶어하는 역할이다.

지젤

◆ 유니버설발레단과 '지젤' = 유니버설발레단과 '지젤'과의 인연은 깊다. 우선 동양인 최초로 지젤의 주인공을 맡았던 이가 바로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이다. 1999년에는 헝가리·이탈리아·스페인, 2000년에는 영국·오스트리아·독일·스위스·그리스 등지에서 '지젤'을 공연해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2011년 일본 3개 도시 공연 후에는 주역 무용수들이 K팝 스타 못지않은 환호를 받기도 했다. 국내에서의 인기도 열광적이다. 2005년 공연 예술의전당 공연 당시 유례없는 매진 기록을 세워 방송사 뉴스에서도 취재가 올 정도였다. 유니버설발레단 표 '지젤'의 인기는 발레리나들의 압도적인 군무에 있다. 2막에서 순백의 튀튀(발레 스커트)를 입은 처녀귀신들이 아름다운 음악에 맞춰 시시각각 대열을 바꿔가며 춤을 추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백조의 호수'의 호숫가 장면, '라 바야데르' 중 망령들의 왕국 장면과 더불어 '백색 발레의 대표 장면으로 꼽힌다. 문훈숙 단장은 "무대에서 내려온 지 13년이나 됐지만 아직도 많은 분들이 나를 '지젤'로 기억해주는 것에 대해 감사함과 책임감을 느낀다"며 "'지젤'은 출연하는 모든 무용수가 춤뿐만 아니라 뛰어난 연기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손길이 필요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황혜민-엄재용, 강미선-콘스탄틴 노보셀로프, 김나은-이고르 콜브, 김채리-이동탁, 이용정-이승현, 김주원-이승현 등 여섯 커플이 주역을 맡았다. 이 중에서 강민선, 김채리, 이용정은 '지젤'로서의 첫 데뷔 무대이다. 또 공연 전 객석에서 문훈숙 단장이 '지젤'에 대한 재밌는 해설을 들려주고, 공연 중에는 실시간 자막 서비스로 발레 마임에 대한 이해를 높일 예정이다. 유니버설발레단에서는 공연에 맞춰 문훈숙 단장의 1996년 일본에서의 '지젤' 공연 실황을 담은 DVD도 발매할 예정이다. 6월13일부터 17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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