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부장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윤병세 외교부 장관 초청으로 26일 오전 1박2일 일정으로 공식 방한한다. 그의 방한은 지난해 외교부장으로 취임한 뒤 처음이다.왕 부장은 이날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윤 장관과 회담을 하고 이어 저녁에는 만찬을 갖는다. 왕 부장은 박근혜 대통령 예방, 주한중국대사관 행사 등의 일정을 가진 뒤 27일 오후 한국을 떠날 예정이다.1박2일의 짧은 일정이고 지난해 한중 정상이 발표한 ‘미래비전 공동성명’에서 외교장관 간 상호 교환방문에 합의한 데 따른 것이긴 하지만 그의 방한은 시기와 내용, 윤 장관과의 친분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우선 핵실험 위협과 미사일 발사와 포격 도발을 계속해 한반도에 불안을 조성하고 있는 북한에 앞서 한국을 방한하는 것 자체가 북한에 보내는 일종의 경고 메시지로 볼 수 있다고 외교부 당국자들은 의미를 부여한다.방한 목적은 더 중요하다. 왕이 부장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일정을 조율하고 한중 양자관계, 북한 핵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정세, 동북아지역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관측된다.한국 정부는 북한의 4차 핵실험 차단을 위해 시 주석의 방한을 가능한 한 앞당겨 상반기 내에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왕이 부장은 방한에 시 주석의 방한 시기를 막판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왕이 부장이 시 주석의 방한 날짜를 갖고 오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일반론으로 말하자면 내달 중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중국과 한국은 그동안 북한 핵 불용 입장을 고수해왔다. 왕이 부장은 윤 장관과의 회담에서 북핵 불용 원칙을 공유하면서 북한의 추가 핵도발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MD) 한반도 주변 배치 등으로 중국의 안보이익이 침해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 핵 문제 해결에 중국은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아울러 한반도 정세 안정을 위해 조속히 6자회담을 재개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그동안 '선 6자회담·후 논의'를 주장해왔다. 반면 미국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과 우라늄 농축활동을 포함하는 영변 핵 활동 유예(모라토리엄)의 약속, 국제원자력기구(IAEA)사찰단의 복귀 등 사전조치가 있어야 6자회담을 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왕이 부장은 또 동북아 정세 문제를 논의하면서 일본의 집단자위권 추구와 과거사 문제를 거론하고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중·러 합동군사훈련 등도 상세하게 격의없이 설명할 것으로 점쳐진다. 왕이 부장과 윤 장관은 전화통화를 하면 한 시간을 채울 만큼 친분이 있고 아시아지역안보포럼(ARF) 등에서도 만났던 만큼 많은 사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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