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들 줄줄이 시장 개방…경제체력 키운다

멕시코·이란·이라크·알제리·리비아 등 해외기업 참여 확대…생산량 증가·효율성 제고

▲지난해 1일 원유 생산량 비교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멕시코, 이란, 알제리 등 남미·중동·아프리카 지역의 산유국들이 잇따라 에너지 시장의 문을 열어젖히고 있다. 미국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성장둔화, 정국불안 등 각종 정치·경제적 난관에 직면해 있는 이들 국가가 원유 시장 개방을 통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오랜 자원민족주의, 부작용 커= 남미·중동의 주요 산유국들은 그동안 크고 작은 규제를 통해 해외 기업들의 자국 진출을 제한해왔다. 값싼 원유와 오일머니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은 만큼 국내 에너지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과도한 자원민족주의는 에너지 생산성 저하, 개발 축소, 국영 기업 부패 등과 같은 다양한 문제를 낳았다.

▲1일 원유 생산량 변화

에너지 보호주의가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전인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멕시코, 이란, 이라크, 알제리, 리비아 등 5대 산유국은 전 세계 유전의 85%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 비율은 최근 6%까지 떨어졌다. 다른 국가들이 기술 개발과 유전 발굴, 생산력 증대에 박차를 가하사이 이들 국가는 경쟁에 뒤쳐졌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셰일가스 개발이 이어지면서 지난 2005년 이후 이란의 원유 생산은 20% 급락했다. 같은 기간 리비아와 멕시코의 원유 생산 역시 각각 44%, 25%씩 쪼그라들었다. ◇멕시코, 에너지 개혁법으로 기대감 최고= 가장 먼저 에너지 문호를 개방한 곳은 멕시코다. 멕시코는 지난해 말 '에너지개혁법안'을 통과시키면서 75년간 이어진 국영석유기업 페멕스의 에너지 독점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후 서구의 에너지 기업들이 줄줄이 멕시코를 찾았다. 지난달 프랑스의 석유 메이저 토탈SA는 페멕스와 공동기술개발 협약을 맺었다.미 투자은행 씨티그룹은 에너지 시장 개혁으로 현재 하루 250만배럴인 멕시코의 원유 생산량이 두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또 에너지 생산비용을 낮추고 직접적인 국내총생산(GDP) 증가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됐다. ◇이란·이라크, 규제 순차적 철폐= 해외기업들은 주요 6개국(P5+1·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과 독일)과 핵협상을 진행중인 이란을 주목하고 있다. 이란은 그동안 극히 제한적이었던 외국 기업들의 국영 프로젝트 참여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5년으로 제한된 해외 정유사들의 정부 사업 참여 기간 역시 10~15년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이란은 원유 생산능력을 43% 확대를 예상한다. 이란의 에너지 애널리스트이자 중국 국영석유기업인 시노펙에서 계약을 담당하고 있는 에르판 가셈푸르는 "에너지 시장 개방은 서방과 이란의 정치·경제적 관계 개선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라크 정부는 국영 프로젝트인 나리시야 유전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할 해외기업들의 수수료 수익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중이다. 그동안 이라크 정부는 유전개발에 따른 외국 기업들의 수수료를 배럴당 2달러로 제한해왔다. ◇알제리·리비아, 해외기업 우대= 알제리는 사업의 종류에 상관없이 해외기업들에게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세금과 로열티를 차별화할 계획이다. 개발이 어렵고 투자가 힘든 지역의 유전 개발에 참가하는 기업들이 더 많은 이득을 올릴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캠퍼스의 에너지 전문가인 에미미 마이어스 제프 교수는 "오랫동안 이어진 내전에 지친 알제리 국민들은 에너지 개발 확대에 따른 경제적 이득이 정치 안정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그러나 자원개발에 따른 부의 재분배와 같은 새로운 문제들이 불거질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리비아 역시 알제리와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마련중이다. 리비아는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유전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원유 생산량은 4위에 그치고 있다. 리비아는 외국 기업들의 에너지 시장 진출을 통해 자국의 원유 생산량을 66%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프 교수는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들이 최근 잇따라 원유시장 개방을 확대하고 있지만 이것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해외 기업들에 대한 유인책이 훨씬 더 많아져야한다"면서 "글로벌 기업들은 여전히 북미와 호주, 중국 등 투자 대비 수익이 높은 국가들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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