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새누리당 의원
[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 "상처에 소금만 뿌려대니 얼마나 화나겠어요.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로할 수 있는 것은 진심 밖에 없어요." 새누리당에서 세월호 사고 특별위원회를 총괄하고 있는 심재철 의원(56)에게 이번 참사는 '남의 일' 같지 않다. 기자 출신의 4선 국회의원인 그도 큰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을 뻔했기 때문이다. 20여일을 혼수상태에 빠진 심 의원은 그 후 결국 지체장애 3급 판정을 받아 장애인이 됐다. MBC 기자였던 심 의원은 1993년 빗길에 미끄러진 트럭에 사고를 당해 왼쪽 다리의 신경이 손상됐다. 의사가 진단한 소생확률은 고작 20%. 심 의원은 8개월간 생사를 오갔다. 휠체어와 함께 퇴원한 심 의원은 1996년 신한국당 부대변인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사고 후 심재철 의원
"억장이 무너질 겁니다." 심 의원은 유가족들의 마음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병원에 있을 때 그나마 제가 제일 '빽'이 센 사람이었다"며 "일반 서민들은 치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중간에 보험사가 온갖 감언이설을 하면 넘어갈 수밖에 없는 사람이 서민"이라며 세월호 유가족들이 정부의 사고 수습에 느끼는 답답함과 울분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심 의원은 정부와 여당을 향해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아 주목을 받았다. 지난 2년 새누리당 지도부 중 유일한 비박(비박근혜)계였던 그는 최근 대통령을 향해 "개각 후 만기친람(萬機親覽)하시는 모습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책임총리제, 책임장관제의 역할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당내 계파갈등 문제에도 "친박(친박근혜)이나 비박이나 대통령이 잘 돼야 한다는 것은 동일하다"며 "바른 말을 하는 것에 대해 눈치를 보는 것과 아닌 것의 차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심 의원은 19대 후반기 국회 부의장직에 출사표를 던져 오는 23일 경선에 나간다. 현재 여당 측 국회 부의장직은 심 의원과 송광호 의원(4선), 정갑윤 의원(4선)의 3파전 양상이다. 심 의원은 예결위원회 상설화와 정책 실명제 도입 의지를 보이고 있다. 예산 집행 후 결과에 대해 국회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월호 수습에 대해서도 중폭 이상의 개각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진상조사위원회 구성도 제안했다. 국회 부의장이 돼 정부의 국가 개조에 발 맞춰 '국회 개조'에 나서겠다는 의지다.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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