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분리ㆍ독립 주민투표를 연기하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거부하고 미국 등 서방은 대러 경제제재를 강화하는 가운데 오는 22~24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국제경제포럼(SPIEF)에 참석하게 될 기업인들이 주목 받고 있다.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SPIEF에 참가하는 기업인 명단을 분석해봤다. 그 결과 많은 미 기업인이 자국 정부의 러시아 경제제재 의지에 따라 포럼 참석을 포기했다. 하지만 프랑스의 경우 그 어느 나라보다 많은 기업인이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지금까지 프랑스 기업 가운데 최고경영자(CEO)의 포럼 참석이 확정된 곳은 석유업체 토탈, 낙농기업 다농, 정보기술(IT) 서비스 업체 아토스, 에너지 기업 GDF 수에즈, 고속철ㆍ전력설비 업체 알스톰, EDF에너지, 전기기기 제조업체 슈나이더 엘렉트릭 등 7개다.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석유개발 서비스 업체 슐룸베르거의 팔 킵스가르트 CEO도 이번 포럼에 참석한다. 유럽 국가 가운데 러시아 최대 교역국인 독일은 3개 기업 경영인만 참석을 확정해놓은 상태다.슈나이더 엘렉트릭 측은 "포럼 참가 계획에 변함이 없다"면서 "슈나이더 엘렉트릭에 러시아는 네 번째로 큰 시장"이라고 밝혔다.푸틴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SPIEF는 글로벌 경제 전망 및 현황 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로 스위스 다보스 포럼과 유사해 '러시아판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기도 한다.이처럼 서방의 대러 경제제재라는 특수 상황에서도 포럼 참가를 결정한 프랑스 기업인은 많다. 이는 프랑스와 러시아의 부쩍 가까워진 투자 거리, 경제제재로 향후 닥칠 불안감이 반영된 것이다.모스크바 소재 프랑스러시아상공회의소(FRCC)에 따르면 프랑스의 대러 투자 규모는 120억유로(약 167억달러)다. 유럽에서 300억유로인 독일에 이어 2위다. 러시아에서 사업하는 프랑스 기업은 총 1200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프랑스 자동차 제조업체 르노는 러시아 최대 자동차 메이커 '아브토바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알스톰은 현지 최대 고속철 장비 제조업체 트랜스매시홀딩의 지분 25%를 갖고 있다.그러나 최근 서방의 대러 경제제재 수위가 높아지면서 러시아로 진출한 이들 프랑스 기업의 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프랑스 금융회사 소시에테제네랄은 러시아 사업 부진의 영향으로 올해 1ㆍ4분기 순이익이 13% 급감했다. 국유 조선업체 DCNS는 러시아 해군과 체결한 수주 계약 이행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지난해 러시아판 다보스 포럼에는 81개국 6035명이 참가했다. 여기서 2억9400만달러(약 3040억원) 상당의 계약이 체결됐다. 프랑스 기업인들이 대러 경제제재로 불안을 느끼고 있지만 이번 포럼에 거는 기대가 큰 것은 이 때문이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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