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철의 골프이야기] '머천다이저'가 필요하다

더 스타휴골프앤리조트의 수입가구 인테리어 숍

'머천다이저'라는 직업군이 있다. 정확한 마켓 분석을 토대로 상품 판매 기획에서 촉진까지 담당한다. 일본 PGM그룹에는 본사에 아예 프로숍 전담 부서가 있다. 머천다이저가 계열 골프장의 판매 실적 등을 비교 분석하고, 각 골프장 담당 매니저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잘 팔리는 상품을 선택해 매출을 늘리는 역할을 수행한다.사실 모든 골프장에서 일괄적으로 같은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콘셉트가 다르고, 지역마다 특색이 있고, 각 골프장에 입장하는 골퍼의 성향이나 소비력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모든 정황을 면밀하게 분석해 차별화된 판매를 시도해야 매출로 직결될 수 있다. 싸다고 무조건 잘 팔리고, 비싸다고 무조건 안 팔리는 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한국 골프장도 요즈음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양평에 자리 잡은 더 스타휴골프앤리조트가 대표적이다. 1층 프런트 맞은편에서 지하 스타트실 옆까지 2층으로 구성된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숍에서는 각종 수입가구와 인테리어 소품 등을 진열해 놓고 판매하고 있다. 도심의 여느 인테리어숍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의 볼륨이다. 이 골프장은 레스토랑의 식탁 및 가구들까지 실제 판매하는 제품들로 구성해 "직접 이용해보고 구매하라"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담당자는 "연간 30~40억원 정도의 수익이 기대된다"는 자랑을 곁들였다. 많이 팔리지는 않아도 단가가 높은 만큼 매출 신장에 큰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이런 콘셉트는 마진율이 높다는 강점이 있다. 골프장이 어렵다보니 '출혈 경쟁'이나 '저가'에 초점이 맞춰지는 추이다. "부적절하다"는 시각이 나올 수도 있다. 이 골프장은 그러나 입회금이 6억원에 이르는 '블루칩'이다. 회원 위주의 프라이비트코스답게 소비력이 높은 회원 컬러에 맞는 '역발상'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는 셈이다. 프로숍을 포함해 골프장에서의 상품 판매는 운영에 있어 큰 부분을 차지한다. 또 운영자의 능력에 따라 매출 증대가 충분히 가능한 분야다. 양판점과 비교하여 매입 단가의 불리함이나 재고 리스크, 인건비 부담 등 핑계만 대서는 곤란하다. 각 골프장에 맞는 독특한 상품 기획과 기존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 PGM(퍼시픽골프매니지먼트) 한국지사대표 hhwang@pacificgolf.co.jp<ⓒ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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