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유럽 최대 보험회사인 독일 알리안츠가 7일(현지시간) 주주총회에서 계열사 핌코와 관련한 논란에 대해 해명하느라 진땀을 뺏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주주총회에서 알리안츠 주주들 상당 수는 올해 알리안츠 주가가 부진한 이유가 핌코 때문이라며 알리안츠가 적극 개입해 핌코 내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는 최근 수익률 하락과 투자자들의 잇따른 환매, 경영진 갈등으로 계속 구설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 핌코의 대표 펀드인 토탈리턴펀드는 14년 만에 연간 손실을 기록했고 지난달까지 투자자 자금은 12개월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펀드 평가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투자자들은 토탈리턴펀드에서 지난해 411억달러, 올해 들어 113억달러를 빼냈다. 올해 초 2명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였던 빌 그로스와 엘-에리언이 갈등을 빚어 결국 엘-에리언이 갑작스레 사임했다. 에리언이 물러난 후 핌코는 일명 '키맨 리스크(key man risk)'를 없애기 위해 6명의 부CIO를 두는 조직 개편을 꾀하기도 했다. 알리안츠는 현재 세계 최대 채권펀드로 성장한 핌코를 1999년 인수했다. 당시 핌코 지분 약 70%를 33억달러에 인수했다. 알리안츠는 그동안 핌코 운영에 간섭하지 않았다. '채권왕' 빌 그로스를 중심으로 꾸준한 수익을 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총에서 알리안츠 주주들은 알리안츠가 그동안 믿고 맡겼던 방침에서 벗어나 핌코 운영에 좀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주주는 에리언과 글로스의 불화가 생기기 전 알리안츠가 개입해 사전에 문제를 차단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금리가 오르면서 채권 강세장이 끝나가고 있는만큼 핌코를 아예 매각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알리안츠는 핌코가 여전히 소중한 자산이라며 핌코를 옹호했다. 알리안츠의 미하엘 디크먼 최고경영자(CEO) "최근 몇 년동안 핌코가 벌어다 준 수익만 해도 알리안츠가 핌코를 인수할 때 투입한 비용을 웃돈다"며 "핌코는 지난해에도 알리안츠의 이익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핌코는 지난해에도 알리안츠 전체 영업이익의 3분의 1을 담당했다. 알리안츠는 그동안 저금리로 알리안츠의 생명보험 사업이 어려울 때 핌코가 이를 꽤 상쇄해 줬다며 핌코를 옹호해왔다.다수 주주들이 핌코에 불만을 터뜨렸지만 알리안츠의 입장을 옹호하는 주주들도 적지 않았다. 한 투자자는 "핌코는 여전히 상당한 현금을 만들어내고 있다"라며 "단지 소프트 패치를 겪고 있다고 해서 매각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알리안츠는 1분기에 사상 최대인 340억유로의 매출을 달성했지만 순이익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에 비해 줄어든 16억유로 27억유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핌코가 속한 자산운용 부문 운용 자산은 1조3000억유로로 큰 변화가 없었다.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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