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에 휘둘리는 용산 개발

지난해 11월 서부이촌동은 용산도시개발사업구역에서 해제됐지만 여전히 시범아파트 외벽에는 개발사업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구호가 적혀 있다.

정몽준 의원 "철도정비창 포함 단계별 개발 " 박 시장 "서부이촌동만 맞춤형 개발"서울시는 서부이촌동 가이드라인 마련 착수[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후보들이 서부이촌동을 흔들고 있다. 정몽준 의원이 통합개발이라는 빛바랜 청사진을 다시 꺼내들었지만 서울시는 분리개발을 전제로 한 새로운 지구단위계획 마련에 분주하다. 서부이촌동 주민들은 선거에 휘둘려 개발사업이 좌초될까 우려하는 모습이다.정몽준 의원과 박원순 시장이 내세운 서부이촌동 개발방안의 큰 차이는 '철도정비창 부지'를 포함하느냐로 갈린다. 정 의원은 철도정비창 부지와 서부이촌동을 함께 개발하되 3~4개 구역으로 나눠 개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박 시장은 철도정비창 부지와 별도로 서부이촌동을 개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시장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주거지역이고 7년간 재산권이 묶여있었기 때문에 주민의 고통을 제대로 헤아리는 게 우선"이라며 "아파트 지역, 상가지역, 단독주택지역 등 각 지역의 특성에 맞게 맞춤형 개발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우선 문제의 철도정비창 부지는 국제업무지구 시행사인 드림허브와 소유주인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간 소송이 진행중이어서 정리되기 전까지는 통합개발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제업무지구 전체 사업지(51만385㎡)중 39%는 코레일이 토지대금을 반납하고 되찾았지만 61%(21만7583㎡)의 소유권은 여전히 드림허브가 갖고 있다. 코레일이 토지대금 1조2200억원을 반납하지 않아 소유권도 넘기지 않았다.

용산국제업무지구 터

철도정비창과는 별개로 서울시는 용산국제업무지구 해제 이후 서부이촌동의 도시관리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첫 번째는 가이드라인 수립이다. 서부이촌동을 하나의 계획단위로 묶되 각 지역의 상황에 맞는 밀도와 높이 규제 등을 수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월 말부터 주민설명회와 협의체 구성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선거기간과 겹쳐 공식적인 활동은 4월 초부터 중단된 상태다.이와 함께 지구단위계획을 다시 수립하기 위한 재정비 용역에도 나섰다. 2001년 수립된 지구단위계획을 적용받고 있어 현 시점에 맞는 지구단위계획을 새로 수립해야하기 때문이다. 용역 결과는 내년에야 나오지만 시장이 누가 될 것이냐에 따라 지금과 전혀 다른 계획안을 다시 수립해야 할 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서부이촌동 A공인 관계자는 "코레일 부지는 별도로 개발해야겠지만 서부이촌동과 엮지말고 별도로, 또 단계적으로 개발하되 어우러질 수 있도록 그림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를 앞두고 나온 얘기들이 선거 후에는 유야무야 되는건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며 우려를 나타냈다.S공인 대표는 "아직도 찬반 여론이 나눠진 상황에서 정몽준 의원이 시장에 출마하면서 통합개발 이야기를 던졌는데 순진한 사람들을 희롱해선 안 된다"며 "한다고 해도 갈등의 골이 깊어서 쉽지 않을 것이고 주민을 하나씩 설득해서 윈윈하는 개발이 가능할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찬성하는 여론도 있다. H공인 관계자는 "통합개발에 기대하는 여론도 많지는 않지만 일부 존재한다"며 "통합개발해야 한강변을 살려서 개발할 수 있고 오세훈 시장이 그린 그림 자체가 나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서부이촌동은 고층아파트와 재건축이 시급한 저층아파트, 단독주택지가 혼재돼있다. 상대적으로 최근에 지은 대림아파트(1994년 입주), 성원아파트(2001년), 동원아파트(2005년)는 주거여건이 양호하다. 1970년에 입주해 재건축을 추진하는 중산시범ㆍ이촌시범아파트, 신축ㆍ노후건축물이 뒤섞인 단독주택지까지 포함하면 처한 상황이 제각기 다르다. 단독주택지도 남측과 북측 여건이 다르다. 203의 5 일대는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구성돼있고 북측은 노후도를 충족시키지 못한 상태다. 2001년에 만들어진 지구단위계획에는 단독주택지역만 포함돼 있어 아파트지구에 대한 계획 마련도 필요하다.

서부이촌동 대림아파트 전경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건설부동산부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