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강덕수 전 STX 회장 구속의 교훈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이 오늘 새벽 구속 수감됐다. 과거 기업인에 대한 사법 처리에서 보듯 이번에도 범죄 혐의는 횡령ㆍ배임 등이다. 검찰은 강 전 회장이 계열사에 대한 부당 지원을 지시하고 개인 횡령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정ㆍ관계에 대한 로비 의혹 또한 수사 대상이다. 기업 오너에 대한 사법 처리 때마다 횡령ㆍ배임 혐의가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현실은 분명 문제가 있다. 그 원인과 배경은 우리나라 기업경영의 관행이 잘못이 있든지, 기업 경영자들이 과거 역사의 교훈을 배우지 않든지, 법의 잣대가 너무 엄격하든지 등에 있을 것이다. 오너나 기업 경영자의 불법 또는 독단적 행위를 견제ㆍ감시해야 할 감사나 사외이사들이 제 역할을 못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무엇보다 기업 경영자들이 회사 돈과 개인 돈을 엄격히 구분해 관리해야 할 것이다.  기업 비리를 파헤칠 때 정ㆍ관계에 대한 로비 의혹도 빠지지 않는다. 대기업 오너가 관련됐을 때 더욱 그렇다. STX그룹은 지난 이명박 정부 시절 공격적인 기업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웠다. 조선과 에너지 계열사를 둔 STX는 이명박 정부가 주도한 자원외교의 한 축을 맡았다. 금융위기로 자금난을 겪은 STX에 산업은행이 거액을 대출해 주기도 했다. 검찰은 이 같은 과정에서 정권 실세 등에 대한 로비나 청탁이 있었는지 수사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참에 기업들로선 전직 고위관료나 검찰ㆍ국세청ㆍ공정거래위원회 등 힘센 기관 출신을 영입해 로비에 활용해온 그릇된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상고 출신인 강 전 회장은 쌍용양회 사원으로 출발해 재계 서열 13위의 STX그룹을 일군 입지전적 인물이다. 또 한 명의 '샐러리맨의 신화'가 영욕의 역사 뒤편으로 침몰한 것이다. 물려받은 것 없이 맨손으로 기업을 일군 인물들이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는 단계를 벗어나 형사처벌을 받기에 이른 것은 경위야 어쨌든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기업 부실화는 책임져야 마땅하다. 경영인의 비리와 불법행위도 엄단해야 한다. 아울러 우리 사회가 연줄이나 배경 없이 기업활동을 하기 어려운 여건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법과 원칙에 맞춰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어야 샐러리맨의 신화를 계속 쓸 수 있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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