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 글로벌펀드에 빠지다

연초부터 뭉치돈 순유입…선진국 경기회복에 따라 수익 전망·안정성 높은 곳으로 자금 몰려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최근 한 대형증권사 강남지점을 방문한 고액자산가 A씨는 곧바로 글로벌 펀드부터 찾았다. 선진국 경기 회복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서다. PB(프라이빗 뱅커)도 "수익성과 안정성이 모두 좋은 글로벌 주식 펀드에 투자해 보라"고 권유했다. A씨는 그동안 마땅한 투자처를 구하지 못해 묵혀놨던 여유자금을 아낌없이 글로벌 주식 펀드에 넣었다.  올해 들어 글로벌 주식ㆍ채권 펀드가 슈퍼리치들의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9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4일까지 해외주식 펀드(ETF 제외)에서 2425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글로벌 주식 펀드에는 2473억원이 순유입됐다. 해외주식 펀드 중 두 번째로 큰 유입 규모다. 글로벌 채권 펀드도 551억원을 모았다. 지난해 7013억원이 유출됐지만 올해 들어 자금이 다시 들어온 것. 글로벌 주식ㆍ채권 펀드는 미국 등 선진국과 이머징 마켓에 투자한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선진국들의 경기 회복에 따라 수익 전망이 밝은 글로벌 펀드에 자금이 유입되는 것"이라며 "성과가 고점을 찍으면 수익률이 지지부진할 수도 있는데 장기 투자 목적으로는 충분한 매력이 있다고 본다"고 짚었다.  

▲ 주요 글로벌 펀드(자료 출처 : KG제로인)

현재 글로벌 주식 펀드의 6개월 수익률은 7.28%. 이는 인도(20.99%), 북미(12.88%), 유럽(8.81%) 등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채권 펀드 역시 수익률이 3.37%로 해외 채권형 펀드 평균(4.49%)을 밑돈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지 않지만 글로벌 주식과 채권 펀드는 '꾸준함'이라는 무기를 갖고 있다. 실제 1년 간 펀드 수익률이 얼마나 움직였는지를 알 수 있는 표준편차를 계산해 보면 글로벌 주식펀드의 표준편차는 11.03%로 글로벌 신흥국 주식펀드(13.53%)와 러시아 주식 펀드(17.95%)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채권 펀드의 1년 표준편차(3.20%)도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 펀드(3.83%)보다 낮다.  수익률 변동이 별로 없는 것은 글로벌 주식 펀드의 경우 특정 국가에 투자하지 않고 선진국, 이머징 마켓에 골고루 투자하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주식형 펀드인 '미래에셋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자 1(주식)종류A'는 글로벌 소비성장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글로벌 100대 브랜드 및 리딩 기업들에 분산 투자해 장기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1년 간 23.75%의 수익률을 기록한 이 펀드는 올 들어 1365억원이 순유입돼 해외 펀드 중 세 번째로 많은 자금을 모았다. 글로벌 채권 펀드는 해당 국가의 국공채에 투자하기 때문에 투기 등급 채권에 투자하는 하이일드 채권 펀드에 비해 안정성이 높다.오종탁 기자 ta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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