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웹 컨퍼런스'WWW2014'서 액티브X 해프닝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웹 분야 세계 최대 학술대회인 '월드와이드웹 컨퍼런스(WWW 2014)'의 다음달 서울 개최를 앞두고 한국에만 있는 액티브X 규제가 외국인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웹 표준의 미래를 논하는 자리에서 조차 비표준 기술을 강제하는 기형적인 IT강국의 모습이 국제적인 망신을 사고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WWW 2014 행사 등록을 위해 오픈한 공식 홈페이지에는 행사 등록을 위해 들른 외국인과 한국인이 액티브X 강제를 둘러싸고 트윗 설전을 벌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익스플로러(IE)와 액티브X 종속된 국내 웹 환경이 문제였다. 액티브X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배포한 인터넷 익스플로러(IE)에서만 구동되는 기술로 본인 확인 및 결제 등을 위해 개인PC에 설치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1999년 전자서명법이 시행 이후 온라인 결제에 액티브X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영국 리서치업체 ODI 연구팀 총괄인 탐 헤스는 행사 참가비 결제를 진행하다가 '사이트가 IE에 최적화 돼 있다'는 문구를 보자 이를 트윗했다. 특정 웹 브라우저에만 최적화돼 있는 비표준 기술을 정부 차원에서 강제하는 것이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이 홈페이지는 회원 등록과정에서 국적 기입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 국적자가 등록을 시도할 경우 액티브X를 설치하는 공인인증 결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반면 외국 국적자들은 액티브X 설치가 필요 없다. 탐 헤스의 트윗을 본 전자결제 대행사 페이게이트의 이동산 이사가 "한국은 온라인 결제를 위해 액티브X 설치가 의무화돼 있다"고 설명하자, 탐 헤스는 "어떻게 특정 제품을 강제할 수 있느냐"며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천송이 코트'로 촉발된 액티브X 개혁 논의가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으로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외국인들의 눈에는 반쪽짜리 규제 개혁인 셈이다. 웹 표준의 미래를 논하는 행사에서 조차 한국에서만 통하는 비표준 기술을 사용한다는 점이 의아하게 비춰진 것이다. 올해 제23회째를 맞는 WWW2014는 다음달 7일부터 5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과 카이스트(KAIST)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행사에는 'WWW'창시자인 팀 버너스 리를 비롯하여 웹 분야의 세계 유명 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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