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황사로 일감 늘어
4일 오전 11시께 서울 가양동 테크노타운 옥상에서 건물 외벽 청소노동자가 줄을 타고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여느 해보다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올 봄철. 탁한 공기와 흐릿한 시야에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고 있지만 미세먼지가 반가운 곳이 있다. 바로 건물외벽 청소업체들이다. 올 들어 미세먼지로 인해 청소 수요가 늘어난 만큼 이들의 일감도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한 건물 외벽 청소 업체 관계자는 "과거에는 간절기 때에만 황사나 미세먼지가 심했지만 작년 말부터는 매달 발생하는 것 같다"며 "이 때문에 이달 매출이 2억에서 4억으로 두 배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 역시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사이에 청소를 맡기는 건물이 많았다"며 "인력이 부족해 일감을 다른 업체에 넘기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10년째 건물외벽 청소 일을 해오고 있는 김정용(46)씨도 "과거에는 황사가 많이 끼는 3~5월에도 일주일에 두 번 정도만 일을 했었지만 올해는 미세먼지가 유독 심해 주말을 제외하고 한 달에 25일은 일을 한다"고 말했다. 6년째 건물외벽 청소를 해오고 있는 이용호(28)씨는 "평소에는 대기업의 경우 미관상 깔끔해 보이는 건물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외벽 청소는 두 달에 한 번, 내부 청소는 일주일에 한 번꼴로 실시한다"며 "하지만 황사에 미세먼지가 많아지는 요즘엔 횟수가 늘어나 거의 매일 현장에 나간다"고 말했다.
4일 오전 11시께 서울 가양동 테크노타운 건물 옥상에서 건물 외벽 청소노동자가 로프를 점검하고 있다.
건물청소 수요가 많아지는 만큼 청소업체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 등에서는 인력을 모집하고 '최저가에 모심'이라는 문구를 내걸며 청소 업무를 대행하는 소규모 업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건물주가 본인이 소유한 건물 사진을 인터넷에 올려 견적을 문의하는 경우도 눈에 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15층 높이 건물 전체 외벽을 청소할 경우 400만~500만원 정도의 수익을 올린다고 설명했다.수요가 늘었지만 업체도 많이 늘어나 일감을 따내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가격 할인은 기본이고 균열보수, 코팅, 발수방수 서비스를 내세우며 계약을 유도하기도 한다. 한 업체는 "우리만 사용하는 첨단 장비와 특수 약품이 있으니 일단 맡겨 보라"고 홍보하고 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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